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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서 아시아인 상대 범죄 잇따라

호주 시드니서 아시아인 상대 범죄 잇따라

입력 2012-04-25 00:00
업데이트 2012-04-25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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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주의 폐기 불구 인종차별 정서 뿌리깊어

호주 시드니에서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인을 상대로 한 범죄가 잇따라 발생, 인종차별 범죄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5일 호주 언론에 따르면 지난 23일 0시30분께 시드니 중앙역을 출발해 록데일로 향하던 기차 안에서 10대 6명이 중국인 유학생 2명에게 심한 인종차별적 언사와 함께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했다.

10대들은 기차가 록데일 역에 이르렀을 무렵 갑자기 자리에 앉아있던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달려들어 “아시아 개들(Asian dogs)” 등의 인종차별적 욕설을 퍼부으며 주먹과 발, 유리병 등으로 마구 폭행했다.

이들은 심지어 불이 붙어 있는 담배로 한 피해자의 얼굴을 지지기도 했다. 또 가해자 중 한 10대 소녀는 중국인 유학생이 코에 흐르는 피를 닦으려 하자 자신의 속옷 속에서 탐폰 생리대를 꺼내더니 “이거나 먹어라!”고 소리치며 입속에 쑤셔넣기도 했다고 피해자들이 증언했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에는 20대 일본인 여성 관광객이 호주에 머무는 동안 친구로 지내자며 접근한 호주 남성에게 납치, 감금돼 성폭행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월 학생비자로 시드니에 도착한 29세의 일본인 여성은 우연히 만난 48세의 호주 남성과 친구가 된 뒤 관광을 위해 호주 각지를 돌아다니는 동안에도 이 남성과 계속 연락을 주고 받았다.

지난 17일 시드니로 돌아온 여성은 다시 만난 이 남성의 집에서 하루를 묵기로 했다.

그러나 여성을 시드니 서부에 위치한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 호주 남성은 갑자기 돌변해 성폭행을 시도하려다 여성이 완강히 저항하자 양손에 수갑을 채우고 감금한 뒤 여러차례에 걸쳐 여성을 성폭행했다.

이 여성은 남성이 방심한 틈을 타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요청, 화장실로 들어간 뒤 화장실 창문을 통해 가까스로 탈출해 경찰에 신고했다.

지난달 22일에는 시드니 시내 한복판에서 길가던 한국 여성이 괴한에게 방화 테러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 충격을 던졌다.

학생비자로 시드니에 머물던 한국인 여성 김모(34) 씨는 지난달 22일 오후 9시30분께 시드니 중앙역과 브로드웨이 인근의 치펀데일 지역에서 골목길을 걸어가다 갑자기 달려든 괴한에게 방화 테러를 당했다.

이 괴한은 김씨에게 인화성 물질을 끼얹은 뒤 불을 붙이고 달아났다.

김씨는 비명을 듣고 나온 인근 유흥업소 직원들의 응급조치를 받은 뒤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상반신에 40% 가량의 중화상을 입었다.

현지 경찰은 원한 관계에 의한 사건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사건 발생 한 달이 지나도록 이렇다할 단서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아시아인을 상대로 한 강력 범죄가 잇따르자 호주 이민자 사회에서는 호주에 뿌리깊은 인종차별 정서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는 증거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시드니대 유학생인 김정석(22) 씨는 “악명높은 백호주의가 오래 전에 폐기됐다고는 하지만 많은 호주 백인들의 의식 속에는 여전히 인종차별적 정서가 뿌리깊이 남아있는 것 같다”며 “과연 시드니가 안전한 도시인가에 대해 많은 회의가 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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