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도 3%서 결선 51% 지지로 당선된 리틀 미테랑

인지도 3%서 결선 51% 지지로 당선된 리틀 미테랑

입력 2012-05-08 00:00
업데이트 2012-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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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올랑드 佛 대통령 당선자는 누구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 프랑수아 올랑드(57)의 정치적 멘토는 사회당 출신 최초의 대통령인 프랑수아 미테랑(1916~1996)이다. 미테랑 시절 특별자문위원을 지냈다. 영국의 대처리즘, 미국의 레이거니즘이 절정에 달한 1980년대에 미테랑은 좌우동거 정부를 구성하는 등 유럽 사회주의자들의 마지막 보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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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랑드는 선거 내내 미테랑처럼 말하고, 걷고, 행동했다. 목소리도 미테랑처럼 내기 위해 발성 교정도 받았다. 26세이던 1982년 그는 미테랑의 권유로 프랑스 중남부 코레즈를 지역구로 삼았다. 이곳은 미테랑의 정적이자 보수파 거목인 자크 시라크의 철옹성이었다. 시라크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올랑드는 1988년 처음 이곳에서 하원에 진출했고, 1997년부터 사회당 대표를 맡아 왔다.

올랑드는 개성이 함축된 여러 개의 별명을 갖고 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별명은 ‘무슈 노르말’(보통사람)이다. 바퀴가 세 개 달린 스쿠터를 타고 사회당사로 출근하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모습이다. 이 때문에 ‘피자 배달 소년’이란 별명도 붙었다. 둥근 얼굴에 둥근 안경을 착용하는 바람에 언론에서는 ‘마시멜로맨’,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러멜 푸딩 브랜드에 빗대 ‘무슈 플랑비’로도 불렸다. 물컹물컹한 푸팅처럼 물러터져 카리스마가 없다는 의미다. 이에 그는 2009년 다이어트에 돌입해 30파운드(13㎏)를 빼고 안경과 옷차림 등을 바꿨다. 도시적 카리스마를 갖기 위해서였다.

그에겐 한때 ‘무슈 루아얄’이란 닉네임이 붙었다. 2007년 대선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패한 전 애인 세골렌 루아얄을 적극 지원하면서다. 루아얄이 당선되면 공직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음을 비꼬는 의미였다.

지난해 그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만 해도 인지도는 3%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유력 후보로 꼽힌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미국 뉴욕 한 호텔 여직원과의 성추문으로 낙마하면서 올랑드가 사회당 대선후보 티켓을 거머쥐었다.

올랑드는 1954년 프랑스 북부 도시 루앙의 의사 집안에서 태어나 프랑스 정치 엘리트의 산실인 국립행정학교(ENA)와 파리정치대학에서 수학하며 엘리제궁의 꿈을 키웠다. 대학 졸업 후 판사로 잠깐 일한 것이 그가 정부 월급을 받은 경력의 전부였다. 올랑드란 이름은 16세기 홀란드(네덜란드)에서 종교박해를 피해 프랑스로 이주한 칼뱅교 조상으로부터 유래됐다. 하지만 그의 종교는 가톨릭이다. 19세이던 1979년 사회당에 입당했다.

올랑드는 어젠다를 앞장서 만들거나 정면대결하는 스타일이라기보다는 타협안을 도출하는 리더십을 발휘한다. 다른 정당의 입장까지도 요약 정리하는 바람에 ‘종합의 남자’ 또는 ‘미스터 타협’이란 별명도 붙었다.

행정경험이 부족한 올랑드는 가장 먼저 외교력이 시험대에 오른다. 취임 직후인 5월 말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와 6월 멕시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프랑스 대통령으로서 참석한다.

올랑드는 중도우파 보수의 화려한 언변을 가진 사르코지 대통령과 달리 좌파적 시각으로 경제를 해석해 시장의 우려를 사 왔다. 특히 부자증세와 성장전략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연간 100만 유로(약 15억원) 넘게 버는 고소득층에 75%의 세금을 물리겠다고 공약했다. 또 사르코지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함께 주도했던 긴축 중심의 신재정협약도 재협상을 통해 재정긴축에서 성장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의 당선 직후 재협상론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로 국제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올랑드는 기존의 유로존 질서가 유럽연합(EU) 강국인 프랑스의 새로운 정치질서와 맞물리면서 높아진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출범하게 됐다. 올랑드 측은 “유럽에 새로운 위기를 불러올 의도가 없다.”며 시장을 진화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2012-05-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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