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정상회담, 예상대로 진전 없어

EU 정상회담, 예상대로 진전 없어

입력 2012-05-24 00:00
업데이트 2012-05-2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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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英-EU 집행위 ‘융통성’ 압박에도 獨 ‘요지부동’핵심인 유로채권-ECB ‘화폐화’ 개입, 여전 걸림돌시장 “플랜 B 합의해봐야 턱도 없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은 23일(이하 현지시간) 브뤼셀에서 비공식 정상회담을 가졌으나 특히 독일과 프랑스 간 이견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렇다 할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와 AFP 등 외신은 만찬 형식으로 이뤄진 회동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성장과 긴축의 균형을 어느 수준까지 조율할지’를 놓고 예상대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올랑드는 취임 후 첫 EU 정상회담에 참석해 “더는 허비할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고 AFP가 전했다. AFP는 올랑드가 경비 절감을 위해 파리에서 브뤼셀까지 간소하게 기차로 이동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메르켈은 회동 참석을 위해 브뤼셀에 도착하고 나서 기자들과 만나 “유로채권 도입이 역내 성장 촉진에 이바지하지 않는 것으로 믿는다”고 반대 견해를 거듭 밝혔다.

메르켈은 유로채권 도입이 기존의 유로 협약에 명백하게 어긋난다는 점도 강조했다.

올랑드는 이번 회동에 앞서 유로채권 도입을 비롯해 유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도 24일 자 독일 언론 회견에서 독일과 프랑스 간 이견이 남아 있음을 시인했다.

쇼이블레는 그러나 “두 나라간 이견이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면서 “올랑드 대통령도 재정 의무를 규정한 기존 협약이 가라앉길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쇼이블레는 올랑드가 유로 재정협약 재협상을 원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현 시점에서 우리가 재정 의무를 완화하는 문제를 협의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회동을 준비한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타협의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그는 개막 인사에서 “합의하려는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면서 그리스의 유로 이탈이 시장에 가공할 충격을 줄 것임을 경고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관리들은 파이낸셜 타임스에 “양보와 융통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거들고 나섰다.

캐머런은 “(그리스 유로 잔류 문제가) 마냥 (논의에서) 회피되거나 미뤄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결단을 압박했다.

그는 이와 관련, 유럽중앙은행(ECB)이 더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EU의 정치적 타협을 압박하는 이런 목소리는 유로지역 17개국 재무 당국자들에게 이미 ‘그리스의 유로 탈퇴에 대비하라’는 경고가 조용히 전달된 것으로 로이터와 AFP가 보도한 상황에서 제기됐다.

로이터는 EU 정상회동이 ‘개발채권’ 발행과 유럽개발은행(EIB)의 납부 자본을 200억 유로가 조금 넘는 수준으로 배증하는 방안도 다뤘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와 함께 유럽의 약소국을 위해 따로 책정된 ‘유럽개발기금’을 성장 촉진용으로 전용하는 방안도 논의됐을 것으로 덧붙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설사 이 세 가지가 모두 즉각 실행된다고 해도 갈수록 심각해지는 유로 위기를 진화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결국, 유로채권 발행과 사실상의 ‘화폐화’인 ECB의 무제한 채권 매입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두 방안은 그 열쇠를 쥔 독일이 여전히 강하게 반대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것이 현실임을 이들을 상기시켰다.

악사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의 채권 투자 책임자 크리스토퍼 이고는 파이낸셜 타임스에 “(유로존이) 진짜 공포에 빠져들었다”면서 “이것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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