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vs 모르몬교… 美대선 ‘마이너리티’ 맞대결

흑인 vs 모르몬교… 美대선 ‘마이너리티’ 맞대결

입력 2012-05-31 00:00
업데이트 2012-05-31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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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니, 공화당 대의원 과반확보… 대선후보 확정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모르몬교 신자가 대통령 후보가 됐다.

공화당 대선 주자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29일(현지시간) 155명의 대의원이 걸린 텍사스주 경선에서 압승해 대선 후보 선출권을 가진 전당대회 대의원의 과반인 1144명을 확보했다. 텍사스 경선 전까지 롬니는 유력 주자들이 대부분 사퇴한 가운데 이미 1086명의 대의원을 확보한 상태였다. 롬니는 오는 8월 27일 전당대회에서 후보로 공식 선출되지만,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이날부터 민주당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본격적인 선거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2008년 미 역사상 최초로 흑인 대선 후보가 선출된 데 이어 올해 대선에서 보수적 기독교인들이 이단으로 간주하는 모르몬교 대선 후보가 등장하는 등 미국의 정치 지형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다양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오랜 세월 소수자(마이너리티) 그룹으로 간주돼 온 흑인과 모르몬교 신자가 올해 미 대선에서 격돌하는 구도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다. 최근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동성(同性) 결혼 합법화에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고, 신생아 가운데 비(非)백인 비율이 백인 비율을 앞서기 시작했다는 조사가 발표된 것을 볼 때 미국 정치는 해가 갈수록 예측불허의 역동성을 띨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비단 미국 사회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가치관과 정치문화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1월 6일 치러지는 미 대선은 경제 회복 여부가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제문제 해결 능력 부문에서 오바마와 롬니 지지율은 47%로 같았고, 대선이 지금 당장 실시된다면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오바마가 49%, 롬니가 46%로 근소한 차이에 그쳤다. 워싱턴포스트는 올해 대선이 2000년 연방 대법원 판결까지 가며 대접전을 펼쳤던 공화당 조지 W 부시와 민주당 앨 고어 간 대결에 버금갈 만큼의 초접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롬니가 이미 대의원의 과반을 확보해 승부가 판가름 났음에도 공화당 대선 주자 중 론 폴 하원의원이 유일하게 사퇴하지 않고 있다. 폴 측은 일부 대의원들은 경선 결과와 상관없이 전당대회에서 다른 후보를 찍을 수 있는 미국 경선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전대 현장에서 역전하겠다는 전략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2-05-3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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