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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간통혐의 여성 공개처형…비난여론 비등

탈레반, 간통혐의 여성 공개처형…비난여론 비등

입력 2012-07-09 00:00
업데이트 2012-07-0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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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정부·미국 강력 규탄…탈레반, 혐의 부인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파르완주의 한 마을에서 한 여성을 간통혐의로 공개처형한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아프간 정부와 미국은 탈레반을 즉각 규탄하고 나섰다. 아프간 안팎에서는 탈레반의 세력 확장으로 과거 탈레반 집권시 자행됐던 여성에 대한 탄압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가 7일(현지시간) 입수한 3분 분량의 동영상에는 숄로 몸을 감싼 한 여성이 150여명의 남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차례 총을 맞는 장면이 나온다.

이 남성들은 처형 집행자들을 “무자헤딘(이슬람전사)”라고 부르면서 환호했다. ‘무자헤딘’은 탈레반이 스스로를 지칭할 때 쓰는 말이다.

또 처형이 집행되기 전 한 남성은 “신이 그녀를 죽이라고 명령했다. 그녀의 남편은 그녀를 죽일 권리가 있다”고 외쳤다.

파르완주는 이번 공개처형이 탈레반의 소행이라고 지목했다.

파르완주 대변인 로시나 칼리드는 8일 AFP에 이 여성은 ‘나지바’라는 이름의 22세 여성으로, 탈레반의 일원과 결혼했다 다른 탈레반 사령관과 간통 혐의를 받고 처형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처형은 지난달 말께 나지바가 살던 파르완주 ‘콜 마을’에서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에 아프간 당국과 미국은 탈레반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아프간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슬람답지 않고, 비인간적인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파르완 경찰이 범인들을 찾아내 법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존 앨런 아프가니스탄 주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령관도 이번 공개처형을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잔혹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대해 보고받은 바 없다”며 공개처형 혐의를 부인했다.

탈레반 집권기였던 1996∼2001년 아프간에서는 간통혐의자에 대한 공개처형이 빈번했다. 특히 여성들은 이 기간 기본권을 박탈당하다 미국이 탈레반을 축출한 이후 교육과 투표, 노동 등 기본권을 되찾았다.

그러나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과 평화협상을 추진하면서 여성들이 이 같은 자유를 또다시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탈레반은 현재 전통적 거점인 아프간 남부와 동부를 넘어 파르완처럼 비교적 평화로운 지역에까지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8일 도쿄에서 열린 아프가니스탄 지원국 회의에서 채택된 결의문에는 아프간의 여성 인권 향상의 필요성을 강조한 내용이 담겼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도 아프간의 평화와 안정, 경제성장을 위해선 모든 아프간 국민, 특히 여성의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면서 “미국은 앞으로 계속 아프간 여성 편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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