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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굴’ 간 롬니에 흑인들 “우∼”

’호랑이굴’ 간 롬니에 흑인들 “우∼”

입력 2012-07-12 00:00
업데이트 2012-07-1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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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정책 비판 등에 세 차례 거센 야유

밋 롬니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에게 흑인 유권자들의 표를 얻는 것은 ‘불가능한 임무’(mission impossible)인가.

롬니 후보가 11일(현지시간) 텍사스주(州) 휴스턴에서 열린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 전국회의에서 연설하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책과 경제 성적을 비판했다가 흑인 청중들로부터 거센 야유를 받았다.

’호랑이 굴’에서 25분 연설하는 동안 세 차례 시끄러운 야유까지 쏟아지자 롬니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흑인 유권자층은 그에게는 난공불락의 요새와 같다.

이날 발표된 퀴니피액대학 조사에 따르면 오바마는 흑인 유권자 지지율에서 롬니를 92% 대 2%로 압도했고, 2008년 대선 때는 출구조사 기준으로 95%를 득표했다.

롬니는 오바마가 거의 모든 면에서 미국 내 흑인들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지적하고 흑인 가족을 위해서는 자신이 훨씬 나은 대통령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회균등의 측면에서 동시대 경제가 악화한다면 모든 국민에게 똑같이 나빠야 하지만, 유독 흑인들에게 더 나쁘다”면서 “흑인 공동체의 실업률과 실업 기간, 평균 소득, 자산 규모 등이 점점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 악화에 의해 불평등하게 영향을 받는 이 집단에 경제 문제로 접근하면 공감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또 미시간 주지사였던 아버지에게서 시민 의식을 물려받았다는 점을 부각시킴으로써 신이나 가족 간 유대를 중시하는 흑인 유권자들과 다리를 놔보려고 애썼다.

그는 “내 진정성을 이해한다면, 또 내가 흑인 가족에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이익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면 나를 대통령으로 뽑아달라. 내 정책과 리더십이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이나 리더십보다 흑인과 유색 인종의 가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면 대선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1950년대나 1960년대 흑인이 44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누군가 얘기했다면 자랑스럽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을 것이라면서 대부분 오바마 지지자인 흑인 유권자층에 조심스럽게 손을 내미는 전략도 썼다.

그러면서도 오바마가 대통령이 됐음에도 여전히 많은 장벽이 남아 있고, 오랜 불평등이 지속되고 있으며 어떤 면에서는 흑인들의 도전이 예전보다 더 복잡해졌다는 점도 꼬집었다.

흑인 실업률이 14.4%로 전국 평균(8.2%)보다 월등히 높은 점도 롬니의 공격 포인트였다.

롬니는 “내가 대선에 뛰어든 것은 내 정책과 비전이 인종을 떠나 수천만명의 중산층에게 도움을 주고 국민을 가난으로부터 구제하며 국민이 빈곤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흑인 학생이 전체의 17%이지만, 학업성취도가 낮은 학교에 다니는 비율이 42%에 달하는 교육 현실도 그의 공략 지점이다.

모든 저소득층과 특수교육 대상자에게 학교 선택권을 주고 연방 정부의 교육 기금과 연계해주는 한편 빈곤층 학생들도 차터 스쿨과 사립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자신에게도 ‘공정한 청문’ 기회를 달라면서 대통령이 돼 NAACP 초청을 받아 내년 다시 연설한다면 큰 영광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흑인 청중들은 절제된 박수와 태도로 경청하다 세 차례 야유를 쏟아냈다.

롬니가 오바마 건강보험개혁법을 ‘오바마케어’로 지칭하며 반대한다고 했을 때, 오바마 경제 정책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을 때, 그리고 자신이 흑인 가족에게 더 나은 대통령감이라고 했을 때다.

롬니의 흑인 유권자 담당 고문인 타라 월은 “이 사람들이 100% 동감하리라 보지는 않지만 롬니의 메시지는 대담했고 꼭 해야 하거나 필요한 말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캠프는 “흑인들이 롬니 경제론을 참을 수 없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2008년 대선 때 존 매케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이 단체를 찾아 연설하면서 저소득층 교육 기회를 늘리겠다면서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이던 오바마를 치켜세우는 데 주력했다.

오바마는 올해 이 단체를 찾지 않는 대신 조 바이든 부통령이 12일 연설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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