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살해위협에 10년 도피 작가 살만 루슈디 회고록 출간

이슬람 살해위협에 10년 도피 작가 살만 루슈디 회고록 출간

입력 2012-09-19 00:00
수정 2012-09-19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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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모욕 영화로 촉발된 반미 시위가 이슬람권을 뒤덮고 있는 가운데 인도 태생의 영국 소설가 살만 루슈디가 이슬람교도의 살해 위협을 피해 은신하던 시절의 회고록 ‘조지프 안톤’을 18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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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만 루슈디
살만 루슈디
루슈디는 지난 1988년 발표한 소설 ‘악마의 시’가 이슬람교를 모독했다는 이유로 당시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에 의해 살해 대상으로 지목됐다. 이후 10년 가까이 도피 생활을 해야 했다. 책에는 그가 은신처를 전전하며 지내야 했던 세월이 연대기 순으로 정리돼 있다. 책 제목은 은신 시절 그의 필명으로, 그가 좋아하는 작가 조지프 콘래드와 안톤 체호프의 이름을 조합한 것이다.

회고록에서 루슈디는 “입에 재갈이 물려진 채 감금당했다. 심지어 말을 할 수도 없다. 아들과 공원에서 축구를 하고 싶다.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 지금은 불가능한 꿈이지만”이라고 쓴 당시 일기 내용을 회상한다. 또 ‘악마의 시’를 번역한 일본인과 이탈리아 번역가가 어떻게 살해됐는지 등을 소개했다.

루슈디는 1998년 이란 정부가 ‘루슈디를 살해하라’는 파트와(이슬람 율법 해석)를 시행하지 않겠다고 밝힌 이후 이곳저곳을 전전하던 생활을 끝내고 현재 미국 뉴욕에 머물고 있다. 최근 반미시위 격화로 그에 대한 살해 위협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란의 한 재단은 “루슈디가 살해됐다면 반(反)이슬람 영화는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그의 목에 걸린 현상금을 330만달러(약 37억원)로 높였다.

한편 루슈디는 전날 인도 NDTV와의 인터뷰에서 “그 영화(반이슬람영화 ‘무슬림의 순진함’)는 여태껏 만들어진 것 가운데 최악”이라면서 “그렇다고 그게 대혼란과 살인의 타당한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2012-09-19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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