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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니, 美대선 토론 1차전 오바마에 판정승

롬니, 美대선 토론 1차전 오바마에 판정승

입력 2012-10-04 00:00
업데이트 2012-10-0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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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ORC 여론조사 응답자 67% “롬니가 더 잘했다”전문가들 “롬니 지지도 1∼2%P 상승효과” 전망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미국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밋 롬니 후보의 3일(현지시간) 첫 TV토론회 결과는 일단 롬니의 판정승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미 언론과 현지 전문가들은 이날 콜로라도주 덴버시의 덴버대학에서 90분간 진행된 불꽃토론회에서 롬니가 지지도 차이를 만회하기 위해 적극적이고 공세적 자세로 오바마 대통령을 줄기차게 몰아친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소극적인 태도로 수비하기에 급급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롬니가 1차 토론회를 계기로 지지도가 1∼2% 상승하는 효과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유력 언론들은 오바마 캠프가 그간 롬니의 최대 약점중 하나인 사모펀드회사 ‘베인 캐피털’ 문제에 엄청난 돈과 시간을 퍼부었으면서도 정작 토론회 당일 이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전략적 실수를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물론 과거 조지 W 부시(2004년), 조지 H.W 부시(1992년), 로널드 레이건(1984년) 전 대통령도 재선 도전 당시 첫 토론회에선 고전을 면치 못한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연설과 토론의 달인’으로 알려진 오바마가 현직 대통령의 프리미엄을 살리지 못하고 초지일관 고전했다는 것은 쉽게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들이다.

다만 롬니가 비록 우세승을 했지만 백악관을 향한 긴 레이스에서 얼마나 더 선전할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AFP는 보도했다.

우선 CNN방송과 여론조사기관인 ORC인터내셔널이 토론회 종료 직후 등록 유권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7%가 롬니가 토론을 더 잘했다고 답했고, 오바마의 손을 들어준 응답자는 25%에 불과했다.

미국 케이블 뉴스채널 MSNBC의 한 옵서버는 “오늘 밤 대통령은 어디에 있었느냐”며 오바마의 소극적인 답변태도와 자세를 꼬집었다.

DPA 통신은 “첫 토론회에서 롬니가 확실한 승자였고, 오바마는 도전자를 맞아 공세를 취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과거 공화당과 민주당 정권에서 4명의 대통령을 모셨던 데이비드 거건은 CNN과 인터뷰에서 “롬니가 확실한 승리를 거둠으로써 이제 미 대선전은 새로 시작하는 게임이 됐다”면서 “롬니는 준비를 많이 했고, 토론을 주도했다”고 호평했다.

정치분석가 윌콕스는 롬니가 이번 토론을 계기로 2∼3일 후쯤 경합주(스윙 스테이트)인 버지니아와 플로리다에서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견하면서도 “롬니가 선전했지만 아직은 어려운 게임이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롬니가 11월 대선에서 최종 승리하려면 현재 오바마 대통령이 우세를 점한 오하이오와 위스콘신주 등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보수파를 대변하는 격주간지 ‘내셔널 리뷰’의 조나 골드버그는 롬니 후보가 그렇게 잘 대응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롬니는 대화의 판을 주도했고 오바마 대통령의 기를 꺾었다”고 평가했다.

프랭클린 앤드 마셜대학 정치·행정학 센터의 테리 매도나 소장은 “롬니가 승리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롬니는 결코 호전적이거나 도발적이며 전투적이지 않으면서도 공격적인 자세를 취한 반면, 오바마는 다소 무미건조했고 앞뒤가 잘 연결되지 않았으며 전체적으로 편안한 느낌을 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정치 자문가인 에릭 페른스트롬은 “이번 토론회가 복싱게임이었다면 1시간 전에 전투 중지를 선언했을 것”이라며 롬니의 ‘판정승’을 선언했다.

공화당의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오바마 대통령으로선 이번 토론회가 4년전 힐러리 클린턴 과 토론을 벌인 이후 처음이었고, 어느 누구도 오바마에게 도전하지 못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토론에서 거의 정신을 잃은 상태(totally befuddled)였다”고 평가했다.

공화당 상원의원인 존 쑨은 “이번 토론회는 전적으로 새로운 게임이었다”면서 “롬니로선 자신의 정책을 유권자들에게 직설적으로 가감 없이 설명할 좋은 기회였다”면서 “롬니가 오바마를 압도했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심지어 오바마 캠프의 부책임자인 스테파니 커더는 “롬니 후보가 준비를 철저히 한 것 같다”면서 롬니가 스타일 점수면에서 승리했음을 시인했다.

오바마 진영 전략가인 데이비드 액설로드도 “롬니 후보가 도전자로서 아주 공격적이었다”고 인정했다.

오바마의 공보담당 비서인 젠 사키(Jen Psaki)는 “오바마 대통령이 롬니를 공격해야 할 일람표를 보지 않았다”면서 “그는 대신 자신의 정책구상을 유권자들에게 설명하려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반면 데이비드 플루프 백악관 선임고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롬니 후보가 때때로 급한 성질을 보여주었다”고 혹평하면서 오바마의 판정승을 주장했다.

플루프는 “오바마 대통령이 오늘 밤 토론회를 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롬니가 비록 준비를 철저히 한 느낌을 주었지만 그의 조세정책은 한마디로 허점투성이여서 정책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바마의 캠페인 매니저인 짐 메시나는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주특기인 간결한 단문형 토론 대신 장황한 발언을 많이 한데 대해 “앞으로는 우리의 주특기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언급, 실책을 사실상 시인했다.

미국 TV를 통해 이번 토론회를 시청할 시민 수는 무려 6천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1차 토론회 결과가 표심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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