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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일자리 공방에 한국기업 ‘불똥’

美대선 일자리 공방에 한국기업 ‘불똥’

입력 2012-10-22 00:00
업데이트 2012-10-22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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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 “LG화학·OCI에 정부 자금 지원” 지적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공장과 미국에 에너지를 공급하기로 한국 기업이 미국 대통령 선거 최대 쟁점인 일자리 창출 공방의 불똥을 잇따라 맞았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은 미국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기공식에 참석해 ‘미래 일자리’라고 치켜세웠던 미시간주 홀랜드의 LG화학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 공장이 사실상 가동 중단 상태라고 보도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부양법(Recovery Act)에 따라 이 공장에 1억5천100만 달러(약 1천700억원)를 지원했다.

2009년 2월 의회에서 통과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경기부양법은 공식 명칭이 ‘미국 경기부양 및 재투자법’(ARRA)으로 금융 위기에 따른 경제난에 대응해 미국 내 일자리를 지키는 동시에 새로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제정됐다.

8천억 달러(약 882조원) 안팎이 들어간 이 법안은 친환경 에너지 분야 투자도 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7월 이 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배터리 제조 기술의 발전은 향후 수년간 비용을 70%가량 떨어뜨릴 것”이라며 “이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입 석유에 대한 의존을 줄이게 해 결국 미국 경제를 회복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 공장에서 수백 명이 일하게 되고 소규모 기업들의 기반도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총 투자액의 절반을 미국 연방 정부로부터 현금 지원받았고 미시간주는 1억3천만 달러에 이르는 세금감면 혜택을 줬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자동차인 ‘볼트’ 등에 공급할 예정이었으나 전기차 판매가 지지부진하면서 근로자들이 ‘할 일이 없어 놀고 먹는다’는 게 미국 언론의 지적이다.

이 공장에서 근무하다 할 일이 없어 지난 5월 그만뒀다는 니콜 메리먼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공장 안팎 청소가 업무이고 그마저 끝내면 그저 식당에 앉아 공부하거나 카드놀이를 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잡지를 읽는다”고 말했다.

그는 “할 일 없이 지내거나 지역 자선단체 등에서 대신 일하면서 LG켐(LG화학)에서 월급을 받는 건 정말 슬프다. 기본적으로 세금 아니냐”고 주장했다.

미국 언론은 LG화학이 지난해 이곳에서 약 10만개의 배터리 셀을 시험 생산했으나 12월 생산을 중단한 뒤 생산품을 재활용 센터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또 보도 이후 밋 롬니 공화당 후보 캠프가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정책 실패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공격하자 미국 에너지부가 실상 파악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한편 CNN 방송은 이날 ‘리틀 오바마’로 불리는 훌리안 카스트로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시장이 미국 기업을 제치고 한국 기업과 전력 공급 계약을 맺음으로써 앞으로 25년간 수억 달러의 주 정부 예산을 내주게 됐다고 보도했다.

OCI의 미국 자회사인 OCI솔라파워가 지난 7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태양광 에너지 공급 프로젝트를 따낸 점을 지적한 보도였다.

OCI는 미국 에너지 회사인 CPS에너지와 샌안토니오 지역 7만 가구에 25년간 태양광 에너지를 공급하는 내용의 전력 매매 계약 및 경제개발협정(EDA)을 체결하고 축구장 1천600개 규모의 부지에 400㎿의 발전소 시설을 짓기로 했다.

샌디 파디 미국 원솔테크 대표는 CNN 인터뷰에서 “이번 계약은 카스트로 시장의 선택”이라며 “경험 많은 여러 기업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나섰는데 불만스럽다”고 말했다.

CNN은 “단 1㎿의 태양광 전력도 생산한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OCI가 이례적으로 계약을 따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카스트로 시장이 지난해 10월10일 무역대표단과 함께 한국을 찾았으며 이틀 후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해 백악관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조기 귀국했다고 전했다.

카스트로 시장이 오바마 대통령 및 이 대통령과 함께 헤드 테이블에 앉았다고 덧붙였다.

CNN은 기사 앞부분에 카스트로 시장이 9월 초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개최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 450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 중산층이 더 많이 버는 나라, 모든 국민이 공정한 기회를 갖는 나라, 일자리를 미국으로 가져오는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고 연설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마치 그가 이율배반적으로 미국의 일자리를 다른 나라에 넘겼다는 뉘앙스를 남긴 셈이다.

CPS에너지 리사 루이스는 “입찰 경쟁은 치열했으나 OCI솔라파워가 가격 등의 측면에서 더 나은 제안을 해 선정된 것이다. 다른 계약처럼 미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고, 에너지 산업은 상당히 국제적인 산업”이라고 말했다.

CNN은 카스트로 시장 측이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한국 또는 미국에서 OCI 관계자를 만난 일이 없다”고 해명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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