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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시내 군것질 단속에 관광객·주민 ‘못마땅’

로마시내 군것질 단속에 관광객·주민 ‘못마땅’

입력 2012-10-24 00:00
업데이트 2012-10-2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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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주인공 오드리 헵번이 아이스크림을 먹던 이탈리아 로마의 스페인 광장 계단.

점심 샌드위치를 손에 들고 이곳에 자리를 잡은 두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시 자치경찰의 제지에 엉거주춤 자리를 떴다.

이달 1일부터 로마 중심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같은 풍경에 관광객과 주민들의 불만이 일고 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24일 전했다.

로마시가 조례에서 ‘역사적ㆍ예술적ㆍ건축적ㆍ문화적으로 특별한 가치를 지닌 장소’에서의 음식물과 음료수 섭취를 금지하고, 이를 어길 시에는 최고 500유로(약 72만원)의 범칙금을 물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조례가 적용되는 구역은 스페인 계단과 콜로세움 원형경기장, 판테온 등이 해당되고 음식물 섭취뿐만 아니라 야영도 금지된다.

시 당국이 이런 조치를 단행한 데는 지아니 알레마노 시장이 최근 시내 중심가를 거닐다 본 한 광경이 계기가 됐다.

젊은 방문객 몇몇이 ‘영원의 도시’ 로마를 문자 그대로 자기 집 안방 삼아 노상에서 파티를 벌이고 있었던 것.

안토니오 가젤로네 시의원은 “백악관 계단에서 피자를 먹으면서 토마토 소스를 사방에 흘릴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이번 조례의 취지는 “응당 받아야 할 예의를 유적들에 돌려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무리 유적지 보호 차원이라 하더라도 과도한 처사 아니냐는 관광객들의 불만이 만만치 않다.

주민들도 경제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판에 다른 중요한 일이 많지 않느냐는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녹색당원인 안젤로 보넬리에 따르면 알레마노 시장은 지난 5년간의 임기 동안 성매매 여성, 노숙인, 공원에서 셔츠를 벗고 일광욕하는 사람 등을 상대로 각종 금지사항을 통과시켰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판테온 앞에서 보란 듯이 샌드위치를 먹던 그는 “금지가 통치의 수단일 수는 없다”며 “(알레마노 시장이) 시를 관리할 능력이 없음을 증명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지난 주에는 수백 명이 로마 시청 인근 계단에 모여 항의의 의미로 피자 조각과 파니니를 먹어치우는 플래시몹을 벌이기도 했다.

마시모라는 이름의 한 점원은 “샌드위치 먹는 사람 말고도 자치경찰이 처리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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