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중심 보도관행 타파 주문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가 형식주의 타파를 외치며 지도부 중심의 보도 관행을 뜯어 고치라고 주문했다. 이른바 ‘중국판 땡전뉴스(5공화국 당시 방송뉴스 시작과 함께 전두환 당시 대통령의 동정을 보도하던 관행)’를 자제하라는 지시다. 중국의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추진되고 있는 ‘격식 파괴’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하지만 실행 전망은 불투명하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역시 취임 초기에 비슷한 언론 지침을 내렸지만 개선되지 않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5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총서기 주재로 전날 열린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는 지도자 중심의 언론 보도 관행 개선이 주요 안건으로 논의됐다. 회의에서 결정된 지침에 따르면 정치국위원 등 고위간부가 참석하는 회의와 활동은 뉴스 가치를 기준으로 보도 여부를 결정하고, 글자 수·방송 시간 등을 대폭 줄이도록 했다. 지도자 발언 등의 개별 보도도 금지했다.
이 같은 지침이 나온 것은 중국 언론이 지도자의 동정과 회의 내용을 뉴스 가치와 상관없이 중요하게 보도하는 관행을 없애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시 총서기는 첫 기자회견에서 형식주의와 관료주의를 타파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홍콩 명보는 이 지침이 2003년 3월 후 주석 취임 직후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결정한 ‘회의 및 지도자 활동의 신문 보도에 관한 의견’을 그대로 중복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중앙선전부장이던 류윈산(劉雲山) 상무위원은 이 ‘의견’을 구체화하기 위해 글자 수, 방송 시간 등을 제한하는 내용의 ‘구체방안’까지 별도로 발표했지만 중국 언론의 지도자 중심 보도 관행은 지금까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2012-12-06 2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