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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취임식 무기 연기…야권 반발

차베스 취임식 무기 연기…야권 반발

입력 2013-01-09 00:00
업데이트 2013-01-0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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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의료진의 권유로 취임식 불참”…집권당, 연기안 동의 야권, 대법원에 ‘위헌 여부’ 판단 촉구

베네수엘라 정부가 10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집권 4기 취임식을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은 8일 디오스다도 카베요 국회의장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대통령의 회복 과정이 10일을 넘어서도 지속돼야 한다는 쿠바 의료진의 권유에 따라 대통령은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카베요가 이날 정기 국회에서 읽은 서한에서 마두로는 차베스의 몸 상태는 헌법 231항이 규정한 ‘돌발적인 이유’에 해당한다며 10일 이후 대법원(최고사법재판소) 앞에서 취임식을 하기 위해 이 조항이 발동됐다고 강조했다.

마두로는 서한에서 연기된 취임식을 언제 열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간 취임식 연기를 주장해 온 정부가 차베스 불참에 따른 취임식 연기를 공식화하기는 처음이다.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집권당 의원들은 카베요가 취임식 연기 사실을 전하자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크게 환호했으며 거수로 연기안에 동의했다.

반면 야권 의원들은 갑작스런 발표에 당혹해했다.

카베요 국회의장은 “의심이 있다면 대법원으로 가서 무엇이 의심스러운지 설명하라”며 “우리는 해야만 하는 일에 한치의 의심이 없다”고 야권을 겨냥했다.

베네수엘라 헌법 231항에는 대통령 당선인이 임기 첫해 1월 10일 국회 앞에서 취임선서를 해야 하고 그러지 못할 경우 대법원 앞에서 한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이 조항에는 정확한 때가 명시되지 않아 정부가 취임식 연기를 주장하는 근거가 돼 왔다.

정부가 차베스의 취임식을 사실상 무기한 연기함에 따라 15년째를 맞은 차베스 집권 시대가 막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대통령 유고를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차베스의 몸 상태로 미뤄 권력 복귀보다는 마두로를 중심으로 한 후계 체제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정부가 야권의 반발 등 당장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차베스 없는 차베스 시대’를 연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간 정부의 취임식 연기 방침에 거세게 반발해 온 야권은 이날도 대법원이 취임식 연기에 대한 적법성을 판단해 줄 것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차베스에 패했던 야권 통합후보인 엔리케 카프릴레스는 “대법원은 헌법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이 곳에 군주제란 없다. 쿠바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다만 카프릴레스는 10일 차베스 반대 집회는 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다른 야권 지도자들이 언급했던 거리 집회 계획과 다른 입장을 보였다.

취임식 예정일인 10일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차베스 지지자들의 대규모 친정부 행사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궁 앞에서 열릴 행사에는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등 남미 좌파 지도자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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