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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치권, 오바마 2기 각료 인준 기싸움 팽팽

美 정치권, 오바마 2기 각료 인준 기싸움 팽팽

입력 2013-01-13 00:00
업데이트 2013-01-13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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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 ‘헤이글 국방’ 표적 삼아..오바마 소통노력 관건

오바마 2기 행정부 출범을 코앞에 두고 미국 정치권이 ‘인준 기싸움’에 여념이 없다.

지난해 11월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마자 전개된 ‘재정절벽’ 협상과정에서 뜨거워진 대결기류가 좀처럼 식지 않고 이어지는 양상이다.

특히 재정절벽 협상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밀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공화당으로서는 차기 국무, 국방, 재무장관 등 핵심각료 인준을 철저히 물고 늘어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상원의원 한 명이라도 각료 인준에 반대(HOLD)하면 대통령도 임명을 할 수 없다.

공화당의 공세는 오바마 2기 행정부 출범 직후부터 시작될 연방 정부 채무한도 증액 협상에 앞서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의지도 느껴진다.

공화당의 시비 걸기는 그야말로 전방위적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확실한 표적은 같은 공화당 출신이지만 척 헤이글 국방장관 지명자다.

상원의원 시절 공화당 소속으로 유일하게 국방비 감축을 주장하고 이라크 미군 추가파병에 반대하는가 하면 이란에 대해 유화정책을 고수하거나 “유대인들의 로비가 워싱턴 정가를 위협하고 있다”는 등의 반(反) 이스라엘 성향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해온 그의 행적을 문제 삼고 있다.

에릭 캔터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성명에서 “헤이글 전 의원은 차기 펜타곤(국방부) 수장으로서 적임자가 아니다”라고 공식으로 밝혔다.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헤이글에 대한 인준 보류 의사를 피력하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 워싱턴 정가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대인 단체에서도 헤이글에 대한 반대활동을 본격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백악관 측에서 이미 헤이글 지명자에 대한 인준이 상원에 올라갔을 때 나올 결과를 시뮬레이션을 통해 점검했다는 소식도 있다. 헤이글에 대한 반대의사가 많이 나오기는 하지만 실제 인준 표결에 가면 이른바 ‘탕평인사’를 놓고 공개 ‘반대(HOLD)’할 의원이 있겠느냐는 오바마의 자신감이 엿보인다.

존 브레넌 중앙정보국(CIA) 국장 인준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는 철저하게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 피습사건과 연계돼 있다.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대사의 국무장관 발탁을 무산시키는데 앞장섰던 공화당 중진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지난 8일 성명에서 브레넌 국장 인준을 지연시키는 것이 오바마 행정부로부터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 피습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듣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브레넌 개인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벵가지 사태를 고리로 오바마를 공격하기 위해 인준 카드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공화당은 또 오바마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내다 재무장관으로 영전하게 된 제이컵 루에 대해서도 공격하고 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조만간 진행될 채무한도 증액 협상을 고려해 예산 전문가인 루 비서실장을 ‘야전(野戰)’에 보낸 게 아니냐는 게 공화당의 시각이다.

루 실장은 빌 클린턴 및 오바마 행정부에서 두 차례나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을 맡아 예산의 세부 항목까지 꿰뚫는 예산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공화당의 제프 세션스, 오린 해치 상원 의원 등은 루 실장이 예산관리국장으로 일할 당시 대규모 재정 적자가 초래됐다며 그의 재무장관 임명을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 측은 루 실장의 재무장관 인준안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통과시키겠다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았던 존 케리 국무장관 지명자에 대해서도 최근 일부 논란이 일고 있다.

그가 과거 상원 외교위원장으로 일하면서 시리아에 대해 우호적인 발언을 한 것 때문이다.

케리 의원이 시리아를 “중동지역에 안정과 평화를 가져온 국가”라고 치켜세운 것이나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정부가 미국과 합법적 관계를 추구할 수 있다”고 한 발언 등이 문제가 됐다.

이 때문에 국무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케리 의원이 예상보다 철저한 자격 검증에 부딪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공화당이 극력 반대해 라이스 유엔대사를 낙마시키고 대안으로 ‘동료의원’인 케리를 지명케 한 마당에 대놓고 반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여전히 우세하다.

거의 모든 인준 카드를 놓고 벌어지는 미국 정치권의 싸움이 어떤 결론이 날 지 아직은 전망하기 어렵다.

각료급 인준을 반대해 정상적인 국정이 운영되지 못하게 할 경우 쏟아질 비난을 공화당이 감당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미 정가 분석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의회를 상대로 소통노력을 기울이느냐와 민주당, 공화당 지도부가 연방정부 채무한도 증액협상을 놓고 타협을 도출할 수 있느냐가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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