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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처 사망> 레이건과 ‘정치적 연인’ 평가

<대처 사망> 레이건과 ‘정치적 연인’ 평가

입력 2013-04-09 00:00
업데이트 2013-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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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 신뢰와 지지로 완벽한 동반자 관계 구축

8일 사망한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정치적 동반자는 영국이 아닌,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BBC 방송은 레이건 미 대통령이 사망한 2004년 당시 두 지도자가 만나자마자 마음이 통한 진정한 ‘정치적 일치’를 느꼈고 이를 바탕으로 영국과 미국은 ‘특별한 관계’로 승화시켰다고 평가했다.

두 지도자는 정치적 비난이 거셀 때에도 줄곧 신뢰와 지지를 나타냈고 누가 누구를 더 찬양하는지 모를 정도로 상대에게 존경을 공개적으로 표시했다.

대처 총리는 1977년 레이건 대통령에 대해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한 영웅”이라고 찬사를 보냈고 레이건 대통령은 대처가 전화를 걸어 ‘장광설’을 늘어놓았을 때조차도 측근에게 “너무나 멋지지 않으냐”며 무조건 신뢰를 보였다.

’정치적 연인’으로 묘사되던 두 지도자는 공산주의에 대한 증오심도 같았다. 대처는 당시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을 “함께 일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대처와 레이건은 당시 소련이 이끈 공산권과 정면으로 맞서 군비를 증강했다. 군비 증강 경쟁은 결국 소련과 공산권을 무너뜨리는 지렛대로 작용했다.

두 지도자는 경제 정책에서도 세금 감면과 작은 정부, 사회 복지 축소, 과감한 구조개혁 등을 골자로 삼는 이른바 ‘대처리즘’과 ‘레이거노믹스’라는 새로운 용어를 낳았다.

이런 특별한 배경 덕분에 1982년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은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레이건은 국내 여론의 비판을 무릅쓰고 아르헨티나에 대한 경제제재를 강행했다.

그러나 이듬해 미국이 공산주의 정권을 축출하려고 영 연방인 서인도 제도의 섬나라 그레나다를 침공하면서 양국 관계는 소원해지기도 했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그레나다가 침략당하자 영국 내에서는 엄청난 비판 여론이 일었고 대처는 미국에 대한 지지를 유보했다.

하지만 두 정상의 유대는 곧 회복했다. 대처는 2년 뒤 리비아를 폭격하는 미군 폭격기가 키프로스에 있는 영국 기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굳건한 연대를 과시했다.

야당의 비난에 대해 대처는 “한 번 동맹은 영원한 동맹”이라는 말로 응수했다. 대처는 이어 미국의 핵미사일을 영국에 배치할 수 있도록 허용해 반전론자들의 분노를 촉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두 정상은 인간적 면모에서는 크게 달랐다.

대처는 정책의 세부사항도 놓치지 않으려는 완벽주의자였으며 하루에 6시간 넘게 자지 않는 일벌레였다. 한 번 방향이 서면 장광설을 늘어놓으며 고집을 굽히지 않아 ‘철의 여인’으로 불렸다.

반면 레이건은 마음 좋은 이웃집 아저씨 같은 인품을 갖고 있었다. 큰 그림만 그리며 세부사항은 모두 아랫사람에게 맡겨두고 덕담하기를 즐기는 스타일이었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미국을 8년간 이끌었다.

이런 차이에도 두 사람은 처칠 총리와 루스벨트 대통령 이래 가장 자주 대화하고 만나면서 ‘냉전 종식’이라는 위대한 역사적 변화를 주도했다.

대처는 1998년 낸시 레이건 여사로부터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단이 수여하는 ‘자유 메달’을 받으면서 “역사의 흐름을 바꾼 대통령의 이름을 딴 메달을 받게 돼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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