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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비스타 대거 이탈… ‘차베스의 남자’ 마두로, 불안한 출발

차비스타 대거 이탈… ‘차베스의 남자’ 마두로, 불안한 출발

입력 2013-04-16 00:00
업데이트 2013-04-16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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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대통령 재선거

1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대통령 재선거에서 가까스로 ‘신승’을 거둔 니콜라스 마두로(51) 임시 대통령은 대학 졸업장 없는 공공버스 운전기사에서 노조 지도자, 국회의원, 국회의장, 부통령 등을 거친 ‘인간극장’ 주인공 같은 인생을 살아왔다.

지난달 암으로 사망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가장 믿고 아꼈던 최측근이자 권력 2인자로, 1992년 차베스가 쿠데타를 기도했다가 수감되자 그의 구명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차베스의 남자’가 됐다. 차베스는 사망 전인 지난해 12월 이미 마두로를 후계자로 공식 지명한 바 있다.

마두로는 1998년 차베스의 첫 대권 도전을 도우면서 정계에 입문해 국회의장까지 올랐고, 2006년 외무장관을 맡아 6년 이상 재임하며 차베스의 반미 외교정책과 남미 협력외교 등 각종 현안을 주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에 대해 ‘차베스의 복제판이자 무능 공무원’, ‘쿠바의 꼭두각시’ 등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마두로가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지지층 이탈 등 ‘차베스주의’가 후퇴하면서 ‘마두로호’ 앞에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비스타’(차베스 지지자)들이 이번 선거에서도 상당한 위력을 떨쳤지만 지지 대열에 균열이 생기면서 상당수가 야권 후보 지지로 돌아서는 등 예전보다 동력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현지 선거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을 “죽은 차베스와 야권 통합후보인 엔리케 카프릴레스 주지사의 재대결”로 규정하고, 차베스 지지자들이 얼마나 결집력을 보여 주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가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해 왔다. 차비스타들은 겉으로는 예전의 결집력을 유지하는 듯했으나 뚜껑을 열어 보니 딴판이었다. 죽은 차베스를 등에 업고 유세한 마두로로서는 자신의 존재감이 얼마나 미약한지를 냉정하게 평가받은 셈이다.

이 때문에 마두로는 차베스의 후광을 벗되 그의 유산을 지키면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우선 14년간 집권한 차베스가 물려준 숙제들인 세계 최악의 범죄와 식료·의약품 부족, 높은 실업률, 만성적 전력 부족 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정부의 달러화 거래 및 환율 통제 정책도 도마에 올라 있다. 현재 베네수엘라 공장들은 수입에 필요한 달러화 통제로 인해 가동률이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차베스가 추진해온 빈곤퇴치 프로그램 확대도 정부 재정 부족으로 인해 약속을 이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차베스가 남긴 유산을 칭송해온 마두로는 이번 대선에서 차베스 지지자들의 적지 않은 이탈을 목격한 만큼 차베스처럼 국민 절반 이상의 지지 속에 과감하게 정책을 밀어붙이기 힘들게 됐다. 1.59% 포인트 차이로 패배한 야권을 포용하고 협상 대상자로 인정해야 하기 때문에 집권 이후 여야 간 국정 혼란 등 어려운 시기를 감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우려 속에서 일각에서는 마두로가 스스로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무기력해질 경우 6년 임기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2013-04-1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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