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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재벌기업 최대 고민은 ‘승계’”< FT>

“아시아 재벌기업 최대 고민은 ‘승계’”< FT>

입력 2013-06-03 00:00
업데이트 2013-06-03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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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스탠리호 등 대표분쟁 사례…자산가치 하락도 흔해”

아시아 재벌 기업에서 승계 문제가 가장 큰 고민이 되고 있다고 2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기업 승계 과정에서 재산 분쟁이 벌어지거나 자산가치가 줄어드는 등 실패 사례가 많은데다 드러내놓고 승계 문제를 다루지 못하는 문화적 특성 때문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아시아 재벌기업은 대부분 가부장인 총수가 죽을 때까지 경영권을 쥐는 경우가 많아 후계자 등 가족들이 기업 승계와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국립대 경영대학원에서 재무와 기업 지배구조를 연구하는 유파나 위와타나칸탕 부교수는 이를 두고 “(아시아 재벌 기업 내에서) 기업 승계를 논하는 것은 누군가가 아프기를 바라는 등의 저주처럼 받아들여진다”고 설명했다.

승계 과정에서 형제·자매간의 분쟁이 잦은 것도 이런 문화적 요인이 일부분 원인이 되고 있다.

FT는 아시아 재벌 기업들의 상속·경영권 분쟁의 대표적인 사례로 삼성 이건희와 마카오 카지노 재벌 스탠리 호 일가를 들었다.

삼성은 고(故) 이병철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 차녀 이숙희 등이 2012년 2월 상속권을 주장하며 후계자인 삼남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상대로 1조원대 소송을 내는 바람에 분쟁에 휘말렸다.

소송 과정에서 “한 푼도 내줄 생각이 없다”는 발언을 내놓았던 이건희 회장은 긴 법정 다툼 끝에 올해 2월 1심 재판에서 승소할 수 있었다.

마카오 최대 카지노업체 SJM홀딩스의 최대주주인 스탠리 호도 네 명의 부인에게서 낳은 17명의 자녀에게 재산을 나눠주는 과정에서 자식들과 소송을 벌이는 등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빚었다. 이 갈등은 2011년 최종 합의가 이뤄지고 나서야 마무리됐다.

기업 승계 과정에서 자산가치 하락도 발생한다.

조지프 판 홍콩중문대 경제재무연구소장 겸 회계학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홍콩과 싱가포르, 대만의 재벌 등 가족 경영 기업 200여곳에서 1987년∼2005년 진행된 승계과정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이 다음 세대로 대물림되는 동안 자산 가치의 60%를 잃었다.

판 교수는 “자산가치 하락은 대부분 기업 승계 시점부터 5년 안에 발생했다”며

”이는 승계과정에서 무언가 잘못됐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에서 재벌 기업을 연구하는 모르텐 베네드슨 교수는 아시아 재벌들이 기업 승계로 고민하는 이유로 기업 역사가 짧은 점을 지적했다.

유럽 기업들이 200∼300년에 걸쳐 기업을 대물림해온 경험이 있지만 족벌 경영 체제의 아시아 기업들 대부분은 기업 승계에 처음 직면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기업 대부분이 1980년대 경제개방 이후 생겨났기 때문에 머지않아 비슷한 시기에 한꺼번에 기업 승계를 거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판 교수는 “중국에서는 (기업 승계 문제가) 사실상 국가적인 위험요소”라며 “이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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