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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판 쉰들러…알고 보니 나치 협력자

이탈리아판 쉰들러…알고 보니 나치 협력자

입력 2013-06-21 00:00
업데이트 2013-06-21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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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홀로코스트박물관, 관련 기념물 철거

“이탈리아판 ‘쉰들러’가 알고 보니 나치 협력자라니…”

이탈리아의 오스카 쉰들러라고 칭송받던 전쟁영웅의 과거가 낱낱이 드러나 미국과 유대인 사회에 충격을 안기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논란이 된 인물은 지오반니 팔라투치. 그는 지금까지 영화 쉰들러 리스트에 나오는 내용처럼 유대인을 몰래 빼돌려 목숨을 건지게 했다는 영웅담으로 이탈리아에서 많은 칭송을 받았다.

지금까지 그는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1944년까지 크로아티아 서북부의 항구도시 리예카(옛 피우메·당시는 이탈리아령)의 경찰 총책임자로 있으면서 유대인을 구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특히 팔라투치는 1942년 나치가 피우메를 점령하자 유대인 학살을 막으려고 관련 기록을 없애 무려 5천명에 달하는 유대인을 구출한 영웅담으로 유명하다.

그의 공적을 기려 이탈리아의 일부 광장과 거리는 그의 이름을 따기도 했다.

특히 생전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그를 순교자라고 칭송했고, 이스라엘도 그를 ‘오스카 쉰들러’에 버금가는 인물이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1990년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은 팔라투치를 ‘전 세계 정의로운 사람들’로 지정했다. 쉰들러 리스트의 오스카 쉰들러도 정의로운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이다.

그러나 1943년 당시 피우메에 살았던 유대인 전체 인구가 500명에 불과한데다 이 가운데 무려 412명이나 아우슈비츠에서 학살됐다는 기록이 공개되자 팔라투치의 행적에 의문이 생겼다.

팔라투치가 유대인을 목숨을 구하기는커녕 오히려 아우슈비츠 학살장으로 보내는데 적극적으로 협력했다는 증거까지 나왔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홀로코스트박물관은 팔라투치가 나치 협력자였다는 증거가 나옴에 따라 박물관에 전시된 팔라투치 관련 전시물을 최근 모조리 철거했다.

박물관 측의 조치는 뉴욕에 있는 유대인연구센터 ‘센트로 프리모 레비’의 자료공개에 따른 것이다.

연구센터는 10여명의 학자들로 조사단을 구성, 이탈리아와 독일 정부로부터 수집한 700여종이 넘는 전쟁 관련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팔라투치가 인종차별 관련 입법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했을 뿐 아니라 무솔리니 정부와 나치에 협력했다는 증거가 속속 드러났다.

조사단은 팔라투치가 2차 세계대전 기간에 유대인을 도왔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결론지었다. 오히려 팔라투치가 나치 정부가 유대인의 신원을 확인하고 색출하는 작업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다는 증거를 공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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