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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노든 인도 요청에 홍콩 당국 대응 관심

미국 스노든 인도 요청에 홍콩 당국 대응 관심

입력 2013-06-23 00:00
업데이트 2013-06-2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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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아직 처리 입장 못 정한듯” 분석도

미국이 정부의 기밀감시프로그램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의 신병 인도를 홍콩에 요청하면서 홍콩 당국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2일(미국 현지시간)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홍콩 당국에 스노든의 범죄인 인도를 공식 요청했다고 확인했다.

미국이 범죄인 인도를 공식 요청함에 따라 홍콩 당국은 먼저 미국 당국이 적용한 절도와 간첩죄가 홍콩 법률 아래서 죄가 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홍콩과 미국이 맺은 범죄인 인도 협정에 따르면 홍콩 법상 죄가 되지 않는 범죄 혐의를 받는 용의자를 넘겨주지 않을 수 있으며 정치적 동기에서 기소가 이뤄진 경우에도 용의자를 인도하지 않도록 돼 있다.

일단 홍콩 당국은 홍콩 내 법과 절차에 따라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앤디 창 와이-훙(曾偉雄) 홍콩 경무처장은 스노든 사건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만약 홍콩과 상호 법률 지원 협정을 맺은 외국의 사법당국이 홍콩에 법적 요청을 하면 홍콩 당국과 경찰은 홍콩 법과 절차에 따라 문제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 경무처장은 미국이 임시 체포 영장을 발부해 스노든을 체포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미국 언론 보도와 관련, “우리는 여기서 외국 법이 아닌 홍콩 법을 집행한다”며 그런 절차는 홍콩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홍콩의 법무부 격인 율정사(律政司)의 림스키 윤 ?-컹(袁國强) 사장은 만약 인도 절차가 시작됐다면 정부는 불법적이거나 불공정한 일이 일어나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스노든 사건을 다른 사건들처럼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은 정부가 이번 일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으며 적절한 때에 진행 상황을 대중들에게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정치권에서는 미국 당국이 적용한 혐의가 홍콩에서도 범죄 혐의로 인정되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친(親) 중국 성향의 신민당을 이끄는 레지나 입 라우 숙-이(葉劉淑儀) 의원은 ‘도주범 조례’에 따라 홍콩 당국은 우선 중국 정부에 통지해야 하며 미국에서 기소된 혐의가 양국 협의 사항에 해당하는지를 율정사가 확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 의원은 미국의 간첩법에 대응하는 법이 홍콩의 ‘관방비밀조례’(官方機密條例)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민당의 로니 통 의원은 지난 2003년 홍콩 당국이 ‘홍콩판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려 했지만 무산됐던 점을 지적하며 “관방비밀조례는 단지 영연방 국가들의 국가 기밀 누설을 금지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홍콩 당국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은 아직 중국 정부가 스노든 문제의 처리 방침을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이미 지난 14일에 스노든을 정식 기소하고 21일에 공개했다.

홍콩 명보(明報)는 이 일주일 동안 미국이 홍콩 당국에 스노든 체포를 위한 사법 협조를 요청했지만, 아직 스노든의 체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홍콩과 중국 정부가 아직 이 문제의 처리 방향을 결정하지 못했음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으로서는 미국의 송환 요구를 일찍 거부할 이유가 없다.

만약 중국이 처음부터 스노든 송환에 반대했다면 중미 관계에 충격을 줄 것이 분명한 만큼 중국은 이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중국이 개입(반대)하지 않는다면 홍콩 당국은 절차에 따라 법원에 임시 체포영장을 신청하게 된다. 스노든과 변호인단은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을 법원에 낼 수 있고 이는 기나긴 사법 공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홍콩이 사법 독립 사회라는 것을 강조하는 한편 중국도 미국의 요구를 거절했다는 정치적 책임에서 당분간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스노든이 법정 투쟁 끝에 승소한다면 중국은 이 문제에 대해 아무런 관련이 없는 셈이 된다. 스노든이 패소한다면 홍콩 당국은 법에 따라 그를 미국에 보내야 하지만 중국은 이해득실을 따진 뒤 중국측에 유리한 조건으로 스노든을 보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아이슬란드 등으로 망명설이 나도는 스노든은 재차 홍콩에 머무르겠다는 뜻을 확인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 12일에 이뤄진 인터뷰에서 스노든이 “홍콩을 떠날 많은 기회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홍콩의 법치주의를 신뢰하기 때문에 홍콩에 머무르면서 미국 정부와 법정에서 싸우고 싶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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