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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사상 최대 반정부 시위…최소 7명 사망

이집트, 사상 최대 반정부 시위…최소 7명 사망

입력 2013-07-01 00:00
업데이트 2013-07-0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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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명 참가 ‘무르시 퇴진’ 요구…현 정권 중대 고비 직면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 취임 1주년인 30일(현지시간) 수도 카이로 등 이집트 전역에서 수백만명이 참가한 사상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이번 반정부 시위의 규모가 향후 정국의 향배를 가를 중대 변수로 꼽혀온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대가 집결하면서 무르시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대 고비를 맞게 됐다.

더욱이 시위대를 주축으로 한 세속주의 진영과 무르시를 중심으로 한 이슬람 세력의 유혈충돌까지 빚어지면서 양측의 격한 대립이 내전으로까지 확대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야권과 시민단체가 주축인 ‘타마로드’(반란)는 이날 민주화 성지인 타흐리르 광장과 북부 헬리오폴리스에 있는 대통령궁 주변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카이로 민주화 성지인 타흐리르 광장에만 약 50만명이 운집한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이는 2011년 초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을 축출할 당시의 시위대보다 많은 것이다.

이집트군의 한 관계자는 군 자체 통계를 인용해 이날 전국 주요 도시에서 이집트 역사상 최대 규모인 수백만명이 반정부 시위에 참가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타마로드는 무르시 불신임 서명에 지금까지 2천200만명 이상이 이름을 올렸다고 밝힌 바 있다.

카이로와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 두 도시에서만 100만명 이상이 반정부 시위에 참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축출한 2011년 혁명 당시의 ‘국민은 정권 축출을 원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무르시 퇴진과 조기 대선을 요구했다.

이들은 무르시 정권이 권력 독점에만 신경을 썼으며 경제난 악화, 치안 부재 등 이집트 내부 문제 해결에는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반정부 시위는 카이로, 알렉산드리아, 나일델타 지역의 메누프·마할라, 운하 도시 수에즈, 포트사이드는 물론 무르시 대통령의 고향인 자가지그에서도 열렸다.

무르시와 그의 지지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은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잔재 세력이 이번 시위를 주동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에 맞선 친정부 시위도 벌어졌다.

카이로 나스르시티에서 열린 무르시 지지 집회에는 약 2만5천명이 모여 무르시 정권의 정당성을 옹호했다.

이들은 전날에도 나스르시티에 모여 자유민주주의 선거로 선출된 무르시를 지지한다며 맞불 시위를 벌였다.

이런 가운데 이집트 전국 곳곳에서 무르시 찬반 세력이 충돌해 사상자가 속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양측의 충돌로 이집트 전역에서 최소 7명이 사망했으며 부상자는 600명을 넘어섰다.

남부 베니수에프주에서는 무르시 지지자들과 반대 세력이 무력 충돌을 빚는 과정에서 1명이 사망하고 약 40명이 부상했다고 보안 당국자는 말했다.

이번 충돌은 무르시의 정치적 기반인 무슬림형제단 사무실 주변에서 벌어졌다.

남부 도시 아시우트 거리에서도 총기를 동원한 양측의 충돌로 3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파이윰 시에서도 1명이 사망했다.

이 밖에 의료진은 카이로 외곽에 있는 무슬림형제단 본부 청사에서도 총격이 오가면서 2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에서도 무슬림형제단 사무실이 반정부 시위대의 화염병 공격을 받고 불길에 휩싸였다고 목격자는 전했다.

이집트 보건부는 전국에서 벌어진 양측의 충돌로 최소한 61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들어 양측의 대결이 격해지면서 사상자는 갈수록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대통령 대변인 오마르 아메르는 “무르시 대통령은 잘못을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야권과 범국가적인 대화를 거듭 촉구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거취에 대한 언급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집트 야당은 무르시 대통령이 끝내 퇴진을 거부할 경우 이집트군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랍민족주의를 지향하는 알 카라마당의 함딘 사바히 대표는 이날 AFP와 인터뷰에서 “이집트군은 언제나 시민의 편에서 행동했던 만큼 모르시 대통령이 사퇴를 거부할 경우 군이 나서야한다”면서 “시민들은 이집트군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바히 대표는 이집트인들에게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국방장관을 비롯한 군 당국을 “신뢰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대선에서 좌파 민족주의 후보로 출마해 3위를 기록했다.

앞서 엘시시 장관은 지난주 “반정부 시위 도중 폭력 사태가 발생한다면 군부가 개입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군이 대통령쪽에 설지, 시위대 쪽에 설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전날에도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 항구도시 포트사이드 등 이집트 전역에서는 무르시 찬반 세력이 충돌해 미국인 1명을 포함해 최소 8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부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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