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든, 러’ 정보기관 안가에 수용됐을 수도”

“스노든, 러’ 정보기관 안가에 수용됐을 수도”

입력 2013-07-12 00:00
업데이트 2013-07-12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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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B 요원 출신 전문가 주장…”기밀정보 캐려고 약물 투입했을 가능성”

도피중인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알려진 대로 모스크바 국제공항의 환승 구역이 아닌 현지 정보기관 비밀 기지에 수용돼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10일(현지시간) 영국에 망명해 30여 년째 살고 있는 전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 올렉 고르디예프스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고르디예프시키는 이 잡지에 “스노든이 (지난달 홍콩에서)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모스크바 근교에 있는 러시아 정보기관 산하 안가(安家)로 이송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옛 소련 시절인 1980년대 중반 영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서 KGB 요원으로 일하면서 동시에 영국 스파이로 이중간첩 활동을 하다 이를 눈치 챈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은 바 있는 고르디예프스키는 자신의 경험에 근거해 이같은 주장을 제기했다.

고르디에예스키는 지난 1985년 영국에서의 첩보 활동에 대한 공로로 상을 받으러 오라는 지시를 받고 러시아에 도착한 뒤 곧바로 모스크바 근교의 KGB 안가로 끌려가 고초를 겪은 바 있다며 현재 스노든도 비슷한 처지에 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당시 자신의 입을 열게 하려고 조사관들이 이성을 잃고 모든 것을 털어놓게 하는 약물을 먹였다며 스노든에게도 비슷한 약물을 투입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역시 KGB 요원 출신으로 ‘생물학적 스파이 활동’이란 책을 통해 특수 약물들을 소개한 바 있는 알렉산드르 쿠즈미노프는 KGB가 조사용으로 사용했던 약물 가운데 하나가 ‘SP-117’로 불린 무색, 무취, 무미의 약물이라고 소개했다. 1980~90년대 정보기관에서 근무한 뒤 현재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쿠즈미노프는 해외에서 암약하는 비밀 스파이 요원들의 배신 여부를 시험하기 위해 조사관들이 SP-117을 이용했다고 증언했다.

고르디예프스키는 러시아가 자국 정보기관의 스노든 접촉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그가 미국 정보기관에 관한 엄청난 기밀 정보를 갖고 있고 그것을 쉽사리 넘기려 하지 않을 것임을 고려하면 러시아가 어떤 수단이라도 쓸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지난달 23일 미국 당국의 추적을 피해 홍콩에서 모스크바로 날아온 스노든은 11일 현재 19일째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의 환승 구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일부에선 스노든이 장기간 환승 구역에 체류할 가능성은 적으며 그가 모처로 이동했을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해왔다.

스노든은 앞서 27개국에 망명 신청을 했지만 지금까지 그에게 망명처를 제공하겠다고 나선 나라는 중남미의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니카라과 등 세 나라뿐이다.

현재로선 가장 적극적인 베네수엘라가 그의 최종 선택지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가 러시아에서 안전하게 베네수엘라까지 이동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앞서 이달 초 모스크바에서 열린 가스수출국 포럼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귀국길에 올랐던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탄 항공기가 스노든이 탑승했을 수 있다는 이유로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부터 영공 진입을 거부당한 사건을 예로 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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