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갈등기류 노출…북핵·경제분야 성과 눈길

美·中, 갈등기류 노출…북핵·경제분야 성과 눈길

입력 2013-07-12 00:00
업데이트 2013-07-1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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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해킹·인권·영토분쟁서 피할 수 없는 대립 드러나 새로운 대국관계 ‘표정관리’…中, 케리 부인 쾌유 기원

“말다툼이야 있겠지만 머독과 웬디처럼 이혼할 수 없습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제5차 미중 전략경제대화 개막식에서 왕양(汪洋) 중국 부총리는 양국 관계를 ‘부부’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혼하면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양국의 경제관계가 상호 더 긴밀해 질수록 대치하기보다는 대화를 통해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혁·개방을 선언한 지 한세대 만에 세계 최강국 미국과 함께 국제사회의 질서를 좌우하는 ‘G2(주요2개국)의 반열’에 오른 중국의 자신감이 한껏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이틀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11일 공동 기자회견에 나선 미국의 제이컵 루 재무장관과 윌리엄 번스 국무부 부장관도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강조하며 “솔직하고 생산적인 협의였다”고 이번 대화의 성과를 강조하는데 주력했다.

지난달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 서니랜즈에서 첫 대좌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합의가 향후 양국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보여줬다.

특히 성과가 있었던 것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를 재확인한 대목이다.

중국 측이 6자회담의 재개를 포함한 조속한 대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는 했지만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수용할 수 없으며,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공감대는 이제 쉽게 흔들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또 경제분야에서는 투자협정 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중국의 투자와 금융시장의 개방을 강력히 요구해왔다. 미국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 확대는 미국 경제의 부활에도 사활적인 일로 부상한 상태다.

여기에 중국이 서비스 분야에서 외국기업들의 투자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상하이에 시범자유무역지구를 설치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약속까지 했다.

양국은 그러나 어쩔 수 없는 대결정서도 고스란히 드러냈다.

미국 측이 중국 정부가 배후에서 도와주는 가운데 조직적인 사이버 해킹이 자행되는 게 아니냐고 따지고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를 ‘도둑질’에 비유하며 압박하자 중국은 “우리도 피해자”라면서 미국 정보당국에 의한 비밀 정보수집 사건을 고리로 역공을 취한 것은 이를 잘 말해준다.

급기야 루 재무장관은 공개 기자회견에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개인정보 비밀수집 사실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이 홍콩으로 피신했을 때 그를 인도하지 않은 중국에 “매우 실망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스노든 문제는 법에 따라 처리했으며 이런 방식을 비난해선 안된다”고 일축하면서 노골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인권 문제와 티베트 사태, 그리고 중국이 인근국가와 벌이고 있는 영토분쟁 등 양국이 얼굴을 붉힌 사안은 도처에 깔려있다.

새로운 대국관계를 지향하는 양국관계의 미래를 짐작하게 해준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등에서는 첫날 오전 일정만 마치고 와병중인 부인 테레사 하인즈 케리 여사를 간병하기 위해 보스턴으로 떠난 존 케리 국무장관에 대한 얘기가 많이 등장했다.

중국 인사들은 발언을 마칠 때마다 “케리 여사의 빠른 쾌유를 빈다”고 기원했다.

남편의 사랑과 중국 측의 배려가 통해서인지 케리 여사는 이날 병세가 호전돼 회복실로 옮겨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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