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피격소녀’ 말랄라, 모국에선 ‘서구 앞잡이’

‘탈레반 피격소녀’ 말랄라, 모국에선 ‘서구 앞잡이’

입력 2013-07-19 00:00
업데이트 2013-07-1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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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파키스탄에 팽배한 반미·반서구 정서 원인”

’말랄라는 미국의 앞잡이, 혹은 CIA 요원’(?)

여성의 교육권을 주장하다 탈레반의 공격을 받아 국제적 반향을 일으킨 파키스탄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16)가 자국에서는 지지를 잃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서구의 하수인’처럼 인식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보도했다.

지난해 하굣길에 탈레반의 총격을 받았으나 극적으로 살아남은 유사프자이는 최근 16세 생일을 맞아 유엔총회장에서 연설하는 등 서구권을 중심으로 여성 인권운동의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정작 모국에서 그는 이슬람 국가를 적대하는 서구권의 ‘음모’에 이용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탈레반의 폭력에 비판적인 평론가들조차 유사프자이를 서구의 앞잡이나 심지어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런 과격한 견해는 파키스탄 사회에서 점점 주류가 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현지 신문 칼럼니스트로 유사프자이와 같은 스와트 밸리 출신인 주바이르 토르왈리는 “말랄라에 대한 (파키스탄의) 여론은 혼란스럽다. 많은 사람이 그를 싫어한다”고 말했다.

WSJ은 이런 반응의 원인이 파키스탄 사회에 뿌리깊게 자리 잡은 반서구 정서에 있다고 분석했다.

파키스탄인들은 탈레반의 폭력을 비난하고 있지만 서구 문화를 ‘악마의 것’으로 규정하는 탈레반의 극단적인 사상이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오사마 빈 라덴을 잡으려고 파키스탄 영내를 폭격하고 최근까지도 무인기 공습을 감행한 것도 파키스탄에서의 반서구 정서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짚었다.

토르왈리는 “파키스탄에서 미국이나 서방에 관련된 모든 것은 ‘음모’가 된다”며 “탈레반의 이데올로기는 파키스탄에서 번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사프자이는 열한 살 때인 2009년 영국 방송 BBC 블로그에 탈레반의 만행을 알리고 여성의 교육권을 주장하는 글을 올려 처음 이름을 알렸다.

그는 지난해 10월 하굣길에 탈레반의 총격으로 머리를 크게 다쳤으나 영국에서 치료를 받고 기적적으로 살아난 뒤 현재 가족과 함께 영국 버밍엄에서 지내고 있다.

이 사건으로 유사프자이는 국제적인 조명을 받았으며 총격이 일어난 직후 파키스탄 수도 카라치에서도 수만명이 그를 지지하는 시위에 나서는 등 반향을 일으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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