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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에 초코파이를’…뉴욕 한인화가 작품 눈길

‘노동신문에 초코파이를’…뉴욕 한인화가 작품 눈길

입력 2014-01-23 00:00
업데이트 2014-01-2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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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진주씨 노동신문과 초코파이 소재로 ‘남북문제’ 다룬 작품 전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 초코파이를 먹고 있는 영화배우 송강호의 사진이 실렸다면 어떨까.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개성공단의 상징인 ‘초코파이’를 소재로 미술작품을 만드는 뉴욕 한인화가 채진주(31)씨의 전시회가 미국인들에게 잔잔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누구나 달콤한 인생을 꿈꾼다”는 뜻으로 채씨는 노동신문 위에 물감대신 초콜릿을 녹여서 작품을 만든다. 아울러 전세계 자본주의의 상징 가운데 하나인 코카콜라 브랜드를 활용해 녹인 초콜릿을 코카콜라 표시처럼 만든다. 사진은 작품 앞에 선 채 작가.  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개성공단의 상징인 ‘초코파이’를 소재로 미술작품을 만드는 뉴욕 한인화가 채진주(31)씨의 전시회가 미국인들에게 잔잔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누구나 달콤한 인생을 꿈꾼다”는 뜻으로 채씨는 노동신문 위에 물감대신 초콜릿을 녹여서 작품을 만든다. 아울러 전세계 자본주의의 상징 가운데 하나인 코카콜라 브랜드를 활용해 녹인 초콜릿을 코카콜라 표시처럼 만든다. 사진은 작품 앞에 선 채 작가.
연합뉴스


북한 노동신문을 기본 바탕으로 초코파이를 먹고 있는 송강호 사진, 금색으로 입힌 초코파이, 코카콜라 캔 디자인을 활용한 초코파이 봉지 등 ‘북한을 연상시키는’ 소재로 미국 뉴욕에서 작품을 만들고 있는 한인 화가의 전시회가 잔잔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홍익대학교와 미국 콜럼비아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채진주(31·여)씨가 주인공이다.

채씨는 뉴욕 맨해튼 남쪽의 ‘줄리 메네레 미술관’에서 ‘초코파이로 만든 북한’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고 있다.

채씨가 주로 사용하는 소재는 노동신문과 초코파이다. 두 소재를 선택한 것은 다소 우연에 가깝다.

콜럼비아대학에서 공부할 때 학교측이 월 1천달러 이상을 주고 구독하던 노동신문을 본 채씨가 학교측의 주문과는 달리 노동신문이 1부가 더 많은 2부씩 온다는 것을 알고 학교측에 부탁해 1부씩을 얻어낸 것이 북한을 접하게 된 계기가 됐다.

이후 자연스럽게 세간에 화제가 됐던 북한 개성공단의 초코파이가 연상됐다고 한다. 특히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간식’으로 받은 초코파이를 집으로 가져가 아이들에게 주거나 고가에 판매한다는 얘기는 채씨의 흥미를 돋웠다.

이후부터 노동신문과 초코파이를 소재로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선택한 소재 가운데 하나가 박찬욱 감독의 유명 영화 ‘JSA 공동경비구역’에 나오는 ‘송강호의 초코파이 먹는 장면’이다.

채씨는 “초코파이는 개성공단과 북한 문제를 나타내는 일종의 상징과 같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인으로서 북한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리고 싶었고, 작품을 만들면서 나름대로 일종의 책임의식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초코파이가 북한 암시장에서 10달러라는 고가에 판매된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이를 보고 초코파이가 북한에서 일종의 화폐 구실을 하고 있으며, (폐쇄된 북한에) 자본주의의 상징이 되고 있다는 생각도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래서 채씨의 작품 가운데는 이러한 상징을 반영해 금색으로 입힌 초코파이도 등장한다. 아울러 전세계 자본주의의 상징 가운데 하나로 여겨지는 코카콜라 캔의 디자인을 활용해 초코파이 봉지를 만든 작품도 내놓았다.

아울러 모든 작품은 초코파이라는 상징을 감안해 기존 물감 대신 초콜릿만 사용됐다.

채씨는 비록 초코파이라는 조그만 소재를 사용했지만 자신의 작품이 “남북을 이어주는 (조그마한) 다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채씨의 작품이 전시된 미술관에는 초코파이 시세를 나타내는 전광판이 실시간으로 움직인다. 미술관에 들른 관객들이 기부한 돈을 관객수로 나눠 초코파이의 가격(시세)을 산정한다. 이 돈은 전액 탈북자 관련 단체에 기부될 예정이다.

정(情)을 내세워 한 때 유명해진 초코파이처럼 자신의 작품이 남북을 이어주는 ‘정’이 됐으면 좋겠다는게 채씨의 바람이다. 채씨의 전시회는 2월23일까지 계속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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