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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에 아이 데려가는 것은 예술가에 대한 모독”

“전시회에 아이 데려가는 것은 예술가에 대한 모독”

입력 2014-08-04 00:00
업데이트 2014-08-0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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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미술가 제이크 채프먼 주장…다른 작가·화랑 반박 쏟아져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미술가 제이크 채프먼이 아이들을 미술 전시회에 데려가는 것은 시간낭비며 예술가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가 비판을 받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제이크는 형인 디노스와 함께 공동작업을 통해 전쟁, 대량학살, 섹스, 죽음 등의 주제를 엽기적이고 적나라하게 표현해 주목을 받으며 2003년 영국 최고 권위의 현대 미술상인 터너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은 하지 못했다.

제이크는 3일자 인디펜던트 일요판에 자신의 자녀가 잭슨 폴록과 마크 로스코 품의 복잡성을 이해한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있다면 오만한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한 제이크는 이어 폴록 특유의 기법인 드리핑 방식으로 물감을 흩뿌린 폴록의 작품 앞에 아이를 세워놓는 것은 예술가에 대한 모독인 동시에 멍청한 짓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앙리 마티스 작품의 표면적인 단순성은 아이들의 그림에서 보이는 기본적 수준의 기교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라파엘처럼 그림을 그릴 수 있기까지는 4년이 걸렸지만 어린이처럼 그릴 수 있기까지는 평생이 걸렸다’는 피카소의 생전 발언과 관련, 제이크는 “입체파 그림이 유치하기 때문에 어린이도 이를 이해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지만 이는 당신이 그림을 그릴 때 일종의 어린이와 같은 상태를 성취했음에 관한 것으로 피카소풍 개념의 유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앤서니 곰리 등 역대 터너상 수상자들을 비롯한 작가들과 화랑 등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곰리는 어린이들이 작품의 복잡성이나 미술사 내 위치 등에 대한 이해 없이도 작품을 이해할 수 있다고 반박한 뒤 미술은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라면서 “어린이들은 우리보다 더 직접적인 방식으로 사물을 경험한다”고 강조했다.

채프먼 형제가 후보로 오른 해에 터너상을 수상한 그레이슨 페리 역시 “어린이들이 화랑을 찾아 다른 작품들을 신중히 감상하는 것에 익숙해진다면 교육받은 좋은 중산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왕립미술원의 교육담당인 베스 슈나이더는 아이들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누구도 과학 전시관이나 자연사 박물관에 아이를 데려가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면서 예술을 통해 아이들을 자극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내셔널 갤러리의 대변인도 미술관 방문이 아이들의 시야를 넓히고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개발하고 창의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손재주와 말솜씨를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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