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시위대 물리적 충돌은 없어
나와즈 샤리프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파키스탄 야권 시위대가 19일(현지시간) 이슬라마바드 도심으로 진입해 의회 앞에서 연좌시위를 시작했다.3만 5천 명 정도로 추산되는 시위대는 이날 0시를 전후해 크레인을 동원해 정부 측이 도로에 설치한 컨테이너를 치우고 의회 앞으로 이동했다.
정부는 의회, 총리 공관, 외교 공관이 있는 도심을 ‘레드존’으로 설정하고 3만여 명의 치안 병력을 동원해 경계했지만, 시위대를 물리적으로 제지하지는 않았다.
원내 제3당인 테흐리크-에-인사프(PTI)의 대표로 시위를 주도하는 임란 칸은 이날 저녁까지 샤리프 총리가 사퇴하지 않는다면 총리 공관으로 진입하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야당 파키스탄인민운동(PAT)의 지도자로 시위대의 다른 한 축을 이루는 타히룰 카드리는 총리 공관 진입에는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정부는 시위대를 향해 계속 대화를 제의하고 있다.
페르베즈 라시드 정보부 장관은 “시위대에 어린이와 여성이 있기에 물리력 사용은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정부의 태도는 강경 진압으로 유혈 사태가 발생하면 이를 빌미로 군부가 개입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편, 파키스탄 군부는 이번 시위가 발생하고 나서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군 대변인인 아심 바지와 장군은 “모든 이해관계자의 인내와 지혜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국가와 공익을 위해 의미 있는 대화로 현재의 교착상태를 풀어야 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발표했다.
미국과 영국도 당사자들의 대화를 촉구했다.
마리 하프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평화적 대화로 이견을 풀라”며 “모두가 폭력은 자제하고 법치를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도 “파키스탄의 모든 정당이 헌법에 따라 평화롭게 현재 상황을 해결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칸은 지난해 5월 총선이 조작됐다며 총리 사퇴와 재선거를 요구하면서 시위대를 이끌고 14일 펀자브주 라호르에서 출발해 이슬라마바드에 진입했다. 카드리도 샤리프 총리가 PAT 조직원을 강경 진압해 숨지게 했다며 총리 처벌을 주장하며 시위에 합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