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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사태로 최대위기 맞은 렁춘잉 행정장관

홍콩 시위 사태로 최대위기 맞은 렁춘잉 행정장관

입력 2014-10-01 00:00
업데이트 2017-07-2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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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사태로 홍콩의 행정수반인 렁춘잉(梁振英·60) 행정장관이 취임 2년여 만에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이번 시위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마련한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에 반발하면서 시작됐지만, 시위대들은 민주 선거와 함께 렁 장관의 사임도 요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시위 사태 무마를 위해 렁 장관을 중도 사퇴시킬 수 있다고 관측했으며, 홍콩 시민단체 ‘센트럴을 점령하라’를 이끄는 찬 킨 만(陳健民) 중문대 교수는 렁 장관의 사임을 이번 시위의 현실적인 목표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렁 장관은 1일 홍콩 골든 보히니아 광장에서 열린 중국 국경절 국기게양식에 참석했다가 시위대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렁 장관은 가난한 경찰의 아들로 태어나 홍콩의 행정수반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홍콩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 측량기사로 일하다 영국으로 유학한 그는 식당에서 시간제로 일하면서 학비를 벌었고, 학업을 마친 뒤 홍콩으로 돌아왔다.

이후 착실히 경력을 쌓은 끝에 다국적 부동산 컨설팅 회사인 DTZ의 아시아·태평양 지구 회장에 올랐다. 그는 이런 이력 때문에 한때 ‘노동계급의 황제’(打工皇帝)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렁 장관은 34세 때인 1985년 홍콩의 헌법 격인 기본법 초안 마련을 위한 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그러다 주권 반환 이후인 1999년 홍콩 정부 자문기구인 행정회의의 소집인(의장)을 지내다 2012년 행정장관에 선출됐다.

행정장관 선거 당시 정무사장(총리)을 지낸 헨리 탕(唐英年) 후보의 당선이 유력했지만, 선거 막판 탕 후보의 자택에 불법 구조물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전세가 역전돼 렁 장관이 당선됐다.

그러나 당선 직후 렁 장관 자신의 집에도 불법 구조물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이 과정에서 렁 장관이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지 못하면서 대중들의 신뢰를 잃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렁 장관이 취임하던 2012년 7월1일 40여만 명이 참여한 거리 행진에서 렁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이후 각종 반정부 시위에서 사퇴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렁 장관은 또 각종 사안에서 지나치게 중국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10년에는 중국의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가 노벨평화상을 받자 류샤오보 대신 덩샤오핑(鄧小平)이 중국의 첫 노벨상 수상자가 되어야 한다고 발언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렁 장관이 젊은 나이에 홍콩 기본법위원회에 참여했다는 점 등을 들어 렁 장관이 공산당원이라는 의혹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렁 장관은 공산당 가입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홍콩에서는 렁 장관이 간선제로 치러진 행정장관 선거에서 689표를 얻어 당선됐다는 점에서 그를 ‘689’로 부르거나 자택 불법 구조물을 두고 거짓말을 한 점에 빗대어 교활하고 신뢰할 수 없다는 의미로 ‘늑대’로 부르기도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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