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세력이 불러온 또 다른 극단세력… 독일사회 우려
독일에서 이슬람 과격세력에 대항한다는 명분으로 극우 훌리건 중심의 또 다른 극단세력이 결집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18일 공영 라디오 도이체벨레를 비롯한 독일 언론에 따르면 지난 수개월간 페이스북 등 온라인 활동에 주력한 ‘살라피스트를 반대하는 훌리건’(HoGeSa) 조직은 최근 들어 에센, 프랑크푸르트, 도르트문트 등지에서 오프라인 세력 규합에 나섰다.
이 조직은 지난달 28일 도르트문트에서 300∼400명이 모여 집회를 연 데 이어 이달 26일 쾰른 대성당 앞에서 집회를 또 개최하기로 했다. 당일 집회에는 적어도 1천500명이 참여할 것으로 주최 측은 기대하고 있다.
HoGeSa에 동조하는 이들은 페이스북 계정에서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반대하는 훌리건과 극단주의자, 축구팬, 보통시민이 함께하는 운동으로 자신들의 행위를 규정하고 있다.
이들 사이에서는 집회 때 마스크를 쓰지 말고 폭력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극우 지향의 정치세력이 이 조직을 지원하는 바람에 이들의 행위가 정치적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는 게 문제점이다.
지난달 도르트문트 집회에는 ‘도미니크 뢰젤러’라는 이름의 극우 친(親)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당 소속 지방의회 의원이 참석해 마이크를 잡았다. 독일 보안 당국이 요주의 인물로 보는 그는 쾰른 대성당 집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독일 당국은 도르트문트 집회 때 네오나치 지지를 상징하는 옷차림과 깃발이 등장한 데에도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
이 조직은 이런 분위기를 타고 이날 현재까지 페이스북 지지자 1만7천명 가량을 확보했다.
한 전문가는 “지금은 소규모 조직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추종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지자들 사이에서마저 극우정당 인사의 집회 참여에 공통된 합의가 없을뿐 아니라 이 조직의 정치적 이용을 경계하는 시각도 많아서 세력 확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