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아들 결혼 주례 미국 감리교 목사 성직 유지

동성애 아들 결혼 주례 미국 감리교 목사 성직 유지

입력 2014-10-28 00:00
업데이트 2014-10-2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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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개신교계에서 두번째로 신도 수가 많은 감리교단의 한 목사가 동성애자 아들의 결혼을 집례했다는 이유로 성직박탈 징계를 받았으나 우여곡절 끝에 성직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감리교단 사법위원회는 27일(현지시간) 아들 결혼을 집례한 프랭크 쉐퍼 목사가 다시는 동성애 결혼집례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펜실베이니아 지부가 성직을 박탈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법위는 이 문제를 둘러싼 찬반대립으로 “교단 내부에 분란이 생기는 것을 우려한다”며 쉐퍼 목사의 성직박탈에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일단 30일간 정직 처분을 받은 데 이어 내려진 성직박탈 처분은 미래에 있을 수 있는 교회법 위반에 대한 것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법위는 그러나 이번 결정은 기술적 문제에 근거한 것이라만 밝히고 동성애 결혼에 대해 찬성한다고 밝히지는 않았다. 또 이번 결정이 최종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국 감리교단은 그동안 동성애자의 예배참석을 환영했으나 이성결혼 원칙에서 벗어나는 섹스는 ‘기독교 가르침에서 양립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교단에서 쫓겨난 후 동성애자 권익운동가로 활동해온 쉐퍼 목사는 사법위에 출석해 증언한 후 자신의 행동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아들이 게이라고 처음 고백했을 때 “아들은 천국에 갈 수 없다는 생각에 고통 속에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믿음과 양심에 따라 아들 결혼을 집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쉐퍼 목사는 2007년 신도의 눈을 의식해 보수적인 펜실베이니아주를 떠나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매사추세츠주의 한 식당에서 집례를 했다.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으나 이 사실을 알게 된 한 신자가 2013년 문제를 제기했다.

세계적으로 1천200만명의 신도를 둔 감리교단은 지난 40년 동안 동성애 문제를 논의해 왔으나 최근에야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특히 교단은 1개월 전 필라델피아주에서 동성애 결혼을 집례한 교단 성직자 36명에 대한 처분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과거 일에 대해 징계하지 않겠으나 앞으로 다시 동성애 결혼 집례를 하면 처벌을 하겠다는 원칙을 확정했다.

교단의 이 같은 태도에 대해 보수적인 신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일부 목사는 동성애 결혼에 관한 이견은 타협여지가 없다며 아예 교단을 쪼개자는 주장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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