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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결혼에 돌팔매질” 보코하람 피랍여성 처절 증언

“강제결혼에 돌팔매질” 보코하람 피랍여성 처절 증언

입력 2015-05-04 09:40
업데이트 2015-05-0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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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직전 장갑차에 치이고 보코하람이 묻은 지뢰밟아 죽기도

나이지리아 여성들에 대한 보코하람의 악행은 납치와 강제결혼으로 끝나지 않았다. 구조 병력이 접근하자 보코하람은 여성들에게 돌팔매질을 해 살아서 가족과 재회할 마지막 희망마저 끊어버렸다.

보코하람에 납치됐다 최근 나이지리아 군에 구조된 여성 약 700명 중 일부는 3일(현지시간) AP, AFP통신 등 외신에 처참한 생환기를 전했다.

라미 무사(27)는 5개월 전 라사 마을에서 3명의 어린 자녀를 놔둔 채 보코하람에 납치당했다.

무사는 당시 임신 중이었고 보코하람은 부정한 이교도와 아이를 가진 것이라며 남편을 죽였다. 그것도 모자라 무사는 아이를 낳은 뒤 남편을 죽인 대원 중 한 명과 강제결혼할 처지였다.

무사가 딸을 낳은 다음날 기적적으로 구조병력이 다가왔다. 보코하람은 총을 쏘며 같이 피신할 것을 요구하다 여성들이 거부하자 돌팔매질을 시작했다.

아기를 끌어안고 몸을 최대한 굽힌 무사는 다행히 살아남았지만 소녀와 성인 여성 여럿이 돌에 맞아 끔찍하게 목숨을 잃었다.

무사와 또다른 생존자 살라마투 불라마(20)의 기억만 더듬어도 숲에 숨었다가 군인들이 탄 장갑차에 치이거나 보코하람이 묻어둔 지뢰를 밟는 등 구조 직전에 죽음을 맞은 이들만 줄잡아 20명은 됐다.

무사는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신께 감사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갓난 아이를 낳고 도망친 탓에 발목이 퉁퉁 부은 채였다.

불라마는 목숨을 건졌지만 보코하람에 잡혀 있던 중 영양실조로 2살 된 아들을 잃었다. 불라마는 남편의 행방을 수소문해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됐지만 “남편에게 뭐라고 해야 하느냐”며 눈물을 흘렸다.

구조병력이 보코하람을 공격하기 시작할 때 혼란을 틈타 도망친 여성들도 있었지만 또다른 생존자 빈타 이브라힘(16)은 그러지 못했다.

자기도 1년 넘게 억류된 처지에 부모를 잃고 오갈 데 없어진 두살 배기 하나와 네살 배기 둘을 보살피며 엄마 노릇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기독교 배경을 갖고 있었지만 무슬림인 이브라힘은 아이들을 끝까지 지켜 함께 구조됐다. 이브라힘은 “내 자식들처럼 이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보코하람이 소녀와 성인여성을 납치하기 전 이들이 보는 앞에서 소년과 성인남성 가족을 살해했다는 생존자들의 증언을 전하기도 했다.

구조된 여성들은 나이지리아 북동부 아다마와 주 욜라의 피신처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나이지리아 군은 지난달말부터 보코하람의 근거지를 공격해 약 700명의 어린이와 소녀, 성인여성을 구조해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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