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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꼭대기에 십자가 안된다”…中저장성, 규제 추진 논란

“교회 꼭대기에 십자가 안된다”…中저장성, 규제 추진 논란

입력 2015-05-09 10:21
업데이트 2015-05-0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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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도가 많은 중국 동부 저장(浙江)성 당국이 교회 십자가 설치를 규제하는 조례 제정 절차에 들어가자 기독교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저장성 정부 종교 당국과 건설 당국은 최근 합동으로 종교건축관리조례안을 만들고 주민들의 의견 수렴에 나섰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8일 보도했다.

해당 조례안은 십자가를 교회 꼭대기가 아닌 본당 정면에 설치해야 하며 십자가 높이도 교회 건물의 10분의 1로 제한했다. 십자가 색깔도 교회 건물들과 어울려야 한다.

이에 대해 해외의 화교 기독교 관계자들은 이는 중국 당국이 종교의 자유에 간섭하고 기독교를 중국화하려는 의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미국 화교들의 종교 단체인 ‘대화원조협회(對華援助協會)’는 “교회 십자가 철거는 중국에서 기독교의 발전 추세에 쐐기를 막으려는 의도”라면서 “중국 정부는 교회 파괴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구속된 교회 관계자들을 무조건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화교 교회 궈바오성(郭寶勝) 목사는 “저장성 당국이 십자가 철거를 합법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중국내 기독교들에게 당국의 탄압에 맞서 일치된 행동을 보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저장성에서 작년이후 적어도 400개 교회의 십자가가 통째로 파괴되거나 부분적으로 훼손됐다”면서 “지난달 리수이(麗水)의 교회를 비롯해 저장성내 13개 교회의 십자가가 철거됐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리수이시 칭톈(靑田)현 교회 등 역내 수 십개 교회가 십자가를 자진 철거하라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불리는 저장성 원저우(溫州)에서는 작년 7월 교회당 십자가 철거를 둘러싸고 기독교 신자들과 경찰 간에 유혈 충돌이 또 빚어져 상당수 신자들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저장성 십자가 수난 사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측근으로 알려진 샤바오룽(夏寶龍) 저장성 서기가 작년 초 역내 순시를 하면서 곳곳에 교회가 들어선 것을 보고 불쾌감을 표시한 데서 촉발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 내부 문서를 검토한 결과, 교회 십자가 철거가 기독교의 인지도를 축소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이 분명하다는 보도도 나왔다.

기독교는 현재 중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종교로, 일각에서는 10년 내 아시아의 기독교 신자가 세계 최대 규모인 1억6천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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