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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보이콧에 UEFA 분리설까지’…블라터 5선 파문 증폭

‘월드컵 보이콧에 UEFA 분리설까지’…블라터 5선 파문 증폭

입력 2015-05-31 12:03
업데이트 2015-05-3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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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추가기소 방침·영국은 FIFA 압박…러시아·중동은 지지블라터 “용서하지만 결코 잊지는 않을 것”

국제축구연맹(FIFA) 비리 스캔들 속에서도 의혹의 ‘몸통’인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이 5선에 성공하면서 유례없는 스포츠 외교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블라터 회장의 당선 후에도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반면, 국제 스포츠계에서 자신의 위상을 재확인한 블라터 회장의 반격을 월드컵 개최 예정지인 러시아와 중동이 지지하면서 파문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당장 FIFA 비리 수사를 이끄는 미국 검찰이 블라터 회장을 겨냥해 더욱 올가미를 죄어올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 사법당국의 한 관계자는 30일(현지시간)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더 많은 기소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미 기소된 잭 워너 전 FIFA 부회장이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부터 월드컵 유치를 돕는 대가로 1천만달러(약 111억원)를 건네받는 과정에서 이 돈이 FIFA 계좌를 통해 전달될 수 있도록 승인한 고위 관계자가 블라터 회장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수사의 칼끝이 직접 그에게로 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블라터 회장이 당선되면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보이콧할 수 있다”고 경고했던 유럽축구연맹(UEFA)은 대응책을 고심 중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은 월드컵 보이콧은 물론, 아예 UEFA를 FIFA로부터 분리시켜 독립 기구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논의에 들어갔다.

개최국 러시아를 제외하고 13장의 본선 티켓을 가진 유럽의 강호들이 월드컵에 불참하면 흥행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남미의 일부 국가도 월드컵 보이콧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자칫 차기 월드컵이 그동안 우승컵을 양분해 온 유럽과 남미 없이 치러질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도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또 UEFA가 독립할 경우 세계 최고의 축구스타들을 보유한 유럽의 명문 구단들이 월드컵 예선 등 FIFA가 주관하는 국가대표팀 A매치에 소속팀 선수들의 차출을 거부할 수 있을 것으로 AP통신은 진단했다.

UEFA는 다음달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맞춰 총회를 소집할 예정이어서 월드컵 보이콧이나 FIFA 탈퇴 등의 대응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영국 왕실까지 ‘FIFA 때리기’에 나서 블라터 회장을 둘러싼 외교전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영국 왕위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세손은 이날 런던에서 열린 FA컵 결승전에 앞서 FA 명예회장 자격으로 “스폰서와 지역축구연맹 등 FIFA를 후원하는 사람들이 FIFA의 개혁을 압박해야 한다”라며 후원사들의 실력행사를 촉구했다.

FIFA의 지난 2011∼2014년 수입 57억2천만달러(약 6조원) 중 상당액은 ‘반(反) 블라터’의 깃발을 내건 유럽과 미국으로부터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런 압박은 FIFA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블라터 회장은 연임 직후 스위스의 한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겨냥했던 유럽 축구 지도자들의 낙선운동을 가리켜 ‘증오의 캠페인’을 했다고 비판한 뒤 “나는 모두를 용서하지만 결코 잊지는 않겠다”고 경고했다.

블라터 회장은 비리 수사를 진행 중인 미국을 가리켜 “미국은 2022년 월드컵 개최 후보였지만 개최권을 따내지 못했다”며 FIFA 총회 직전 벌어진 간부들의 체포작전에 대해 “냄새가 많이 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UEFA는 독립적인 윤리위원회를 설치하라는 제안을 거부했다. UEFA는 다른 연맹의 모범이 돼야 하는데 이를 거부한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라며 UEFA를 향한 반격도 펼쳤다.

또 회장 투표에서 자신을 지지한 오세아니아축구연맹에 감사 메시지를 보내는 등 아시아, 아프리카 등의 지지기반을 공고히 하는 데도 주력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검찰의 사건 개입을 맹비난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블라터 회장에게 5선을 축하한다는 전보를 보내 그를 지지했고, 쿠웨이트 출신의 세이크 아마드 알 파드 알 사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장도 최근 인터뷰에서 “FIFA 간부 전격 체포는 할리우드 스타일”이라며 미국을 비판했다.

FIFA는 오는 7월2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2018 월드컵 예선 조추첨 행사를 개최키로 했지만, 대륙 간 갈등이 심해 불참하는 국가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독일의 축구 전설 프란츠 베켄바워는 “FIFA와 UEFA의 극단적인 대립을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대화 뿐이다. 이런 사태는 두 단체는 물론 축구 자체를 위해서도 해롭다”라며 대화로 갈등을 풀 것을 호소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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