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담화가 진정성이 없는 불충분한 내용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특히 일본 현직 각료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와 아베 총리의 공물 봉헌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16일 대만 언론에 따르면 마잉주(馬永九) 대만 총통은 전날 타이베이에서 열린 항일전쟁 승리 및 대만 광복 70주년 기념 특별전시회에 참석해 “일본이 역사를 직시하고 보다 진정성을 갖추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 총통은 “아베 총리가 일본 침략으로 고통받은 이웃국가들에 많은 부분을 할애해 담화를 발표했으나 전임자들과 다른 방식으로 발언을 했다”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침략의 잘못은 용서할 수 있지만 피눈물 났던 그 역사적 사실은 잊을 수 없다”면서 “일본이 미래를 바라보며 책임감 있는 태도로 사죄의 뜻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기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 총통은 또 일본이 과거의 역사적 잘못을 반성하려는 뜻을 갖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일본이 중국 침략시 저질렀던 만행, 특히 군 위안부 문제를 대하는데 있어 더욱 많은 선의의 행동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의 담화 이후 일본 현직 각료와 국회의원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아베 총리 역시 신사에 공물을 보낸 데 대해 대만 외교부는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대만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일본 정치인들이 역사에서 교훈을 얻고 과거 행동을 반성하기를 바란다”며 “전시에 일본의 침략으로 고통받은 국가들의 국민 감정을 깊이 헤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최근 아베 총리의 담화와 의원들의 신사참배에 아쉬움을 내보이면서도 동맹국인 일본과의 협력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마 총통은 전날 총통부 대변인을 통해 일제 식민시대에 일본의 기술과 개발이 대만 발전에 기여했다며 감사함을 표시하며 대만과 일본의 전후 관계가 화해와 협력의 모델이 돼 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대만 30여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전날 일본 대사관 역할을 하는 일본교류협회 타이베이사무소 앞에서 본부 앞에서 아베 총리의 담화 등에 대해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날 양안평화포럼, 대만노동당, 중화통일촉진당 등 단체의 회원 100여명은 피켓과 플래카드를 들고 “1930∼1940년대 중국 침략에 대해 일본은 진심으로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아베 총리가 침략행위에 대해 언급하며 사죄를 표명하기는 했지만 “일본의 차세대가 계속해 사죄하도록 운명지어져서는 안 된다”는 아베 총리의 발언에 주목해 사죄에 진정성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자위대의 국외 파견 확대 등을 규정한 일본의 안보법안 추진과 관련해 “일본 군국주의의 부활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