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서툰 대응 에볼라 피해 키웠다”…시신가방도 제때 지급못해

“WHO 서툰 대응 에볼라 피해 키웠다”…시신가방도 제때 지급못해

입력 2015-09-21 13:59
업데이트 2015-09-2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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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아프리카에서 급속도로 퍼져 많은 생명을 앗아간 에볼라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서툰 대응 탓에 더 많은 사상자를 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AP통신은 WHO 내부 이메일과 문서, 인터뷰를 통해 서툰 운영, 부족한 장비, 조직 내부 문제 등 사상자를 키운 WHO의 치명적인 실수들이 발견됐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올해 초 WHO는 에볼라 발병 이후 국제적인 긴급상황 선포를 지연해 피해를 키웠다는 비난을 받았는데 심지어 이러한 긴급상황 선포 이후에도 에볼라 대응에 많은 문제점을 노출한 것이다.

WHO의 서툰 대응은 에볼라 발병 초기 시에라리온 케네마를 우선 지역으로 지정했음에도 적절한 보호장비를 지급하지 못한 것에서 드러났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2014년 6월 시에라리온 케네마를 에볼라 발병 대응의 우선 지역으로 규정해 이 지역에 운송수단, 개인보호장비 등을 제공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의료진은 사용기한이 만료된 염소를 받았고 장비가 부족해 신체에 맞지 않는 보호 장갑과 신발을 착용해야 했다.

또 국제적십자사가 케네마에 에볼라 전용 병원을 세우겠다고 했지만 시에라리온 정부나 WHO 관계자 누구도 이를 어디에 건설해야 하는지 답을 해주지 않아 에볼라 전파가 정점에 올라서야 병원이 지어질 수 있었다.

이로 인해 40명 이상의 의료진이 사망했고 병원이 건설되기 전까지 20명의 의료진이 에볼라에 감염되기도 했다.

2014년 8월 초에는 케네마에서 에볼라로 사망한 희생자를 담을 시신 가방이 고갈돼 시신으로 인한 전염이 우려되기도 했다.

시신 가방 부족이 보고된 지 몇 달이 지나서야 구호 직원은 약 100개의 시신 가방을 보내려 시도했지만 정부의 행정 절차 탓에 수 시간이 소비됐고 국경통과를 허가하는 경찰 책임자가 잠을 자는 바람에 연락이 닿지 않아 검문소에서 운송이 밤새 지체되기도 했다.

WHO의 약한 리더십과 인색함도 에볼라 사태를 키운 주요 요인으로 지적됐다.

케네마 현지에서 에볼라에 대응하고 있던 직원들은 반복적으로 WHO 상관에게 도움을 줄 것을 요청하면서 WHO가 실패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찬 사무총장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필요한 현금 가운데 극히 일부만 전달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 어윈 레드레너 교수는 “WHO가 더 좋고 빠른 대응을 했다면 지금보다 더 적은 사망자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개인적으로 WHO의 똑같은 팀이 다음에 국제적인 전염병이 발병했을 때 이를 다룰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며 “우리는 이미 WHO의 서투른 대응을 봤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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