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스캔들로 독일산 ‘완벽·신뢰’ 이미지 ‘흔들’

폴크스바겐 스캔들로 독일산 ‘완벽·신뢰’ 이미지 ‘흔들’

입력 2015-09-23 15:58
업데이트 2015-09-2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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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대표적 제품으로 ‘완벽’ ‘신뢰’의 대명사인 폴크스바겐 자동차가 배기가스 검사에서 속임수를 썼다는 미국 당국의 발표로 ‘메이드 인 저머니’(Made in Germany) 제품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마르틴 빈터코른 폴크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속임수에 대해 사과하고, 사퇴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며, 속임수에 대한 조사가 이뤄짐에 따라 ‘사기’ 행위는 사실인 것으로 시장에 받아들여지고 있다.

폴크스바겐의 주가는 이틀 동안 3분의 2 수준으로 토막이 났는가 하면 폴크스바겐은 ‘스캔들’ 대처비로 65억 유로(약 8조6천120억원)를 할당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독일의 수출품이 국내총생산(GDP)의 45%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완벽’ ‘신뢰’의 이미지를 구축한 ‘메이드 인 저머니’는 연쇄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00억 유로 브랜드 가치 ‘흔들’

브랜드 자문업체인 ‘인터브랜드’는 폴크스바겐의 브랜드 가치가 100억 유로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한다. 폴크스바겐과 자회사 아우디는 독일 브랜드 상위 50위(총 1천700억 유로) 중 1위인 벤츠, 2위 BMW에 이어 5-6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속임수’로 폴크스바겐과 BMW, 벤츠 등 독일 자동차 기업들이 그간 추구한 친환경 기술의 ‘청정 디젤’ 이미지도 무산될 위기에 빠졌다.

폴크스바겐의 미국 책임자인 미하엘 호른은 이번 사태를 두고 “우리는 완전히 망쳤다”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1937년 히틀러가 ‘구입해 쓸만한 국민차’를 만들겠다는 약속 아래 창립한 폴크스바겐은 이후 딱정벌레차로 알려진 비틀과 어디서나 눈에 띄는 골프와 파사트를 발판으로 삼아 2차대전의 잿더미를 극복한 독일의 재건을 상징했다.

나아가 미국과 중국에 세워진 폴크스바겐 공장은 독일 경제력과 수출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모범으로 여겨졌다.

전문가들은 벤츠가 지난 1997년 조처한 ‘순록 테스트’ 리콜 전략을 본받을 것을 폴크스바겐에 권고한다.

당시 벤츠는 차량의 순간 회피 기동력을 보여주는 ‘순록 테스트’에서 신형 A-클래스 차량이 전복되자 곧바로 리콜해 새 안전장치를 부착했다. 하지만, 벤츠는 브랜드 가치를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더 더러워지는 ‘이미지’

폴크스바겐의 이번 스캔들은 차량의 결함을 노출한 것보다 일부러 결과를 오도했다는 점에서 ‘순록 테스트’ 사례보다 더 악의적이다.

폴크스바겐은 지난해 유럽 최대의 자동차 클럽인 ‘ADAC’가 수여하는 ‘올해의 차’ 상을 자사 골프 차량이 받도록 결과를 조작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비록 ADAC가 결과는 그대로였고, 선정 투표자 수만 바뀌었다고 해명했지만, 독일 각계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독일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꼽히는 지멘스도 지난 2008년 미국과 독일에서 11명의 최고 감독 감시 위원들이 뇌물 제공이나 불공정 관행에 제동을 걸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13억 달러의 벌금을 문 적이 있다.

뒤스부르크-에센 대학의 페르디난트 두덴회퍼 자동차연구센터 소장은 “독일산 제품은 품질과 신뢰가 강점이었으나 이제 신뢰를 잃어버렸다”며 “이번 스캔들은 빙산의 일각으로 앞으로 파장이 얼마나 클지, 독일 산업에 얼마나 오래 악영향을 줄지 아직 아무도 모르는 상태”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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