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가족들 때론 다투지만 가정은 ‘희망의 공장’” 즉흥 연설

교황 “가족들 때론 다투지만 가정은 ‘희망의 공장’” 즉흥 연설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5-09-27 16:53
업데이트 2015-09-2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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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세계 천주교 가정대회 공연서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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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 교황. ⓒAFPBBNEWS/NEWS1
프란시스 교황. ⓒAFPBBNEWS/NEWS1
미국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26일(현지시간) 마지막 방문지인 필라델피아에서 1만 8000명의 신자들에게 즉흥 연설로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세계 천주교 가정대회 기념 공연이 열린 필라델피아의 벤저민 프랭클린 파크웨이에서 준비한 원고를 읽어나가는 대신 즉흥 연설로 청중에 웃음을 선사했다.

 교황은 “하느님이 가장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느냐”며 “서로를 사랑하는 가정을 보는 것, 가족이 자녀를 잘 키워 믿음과 선함, 아름다움의 사회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가정을 ‘희망의 공장’이라고 표현하며, “‘당신은 결혼한 적이 없으니 그렇게 말하는 것’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이어 “가족들은 때로 다투기도 한다. 접시도 날아다니고 아이들이 골칫거리가 되기도 한다. 시어머니나 장모님 얘긴 꺼내지도 않겠다”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교황은 “이러한 어려움들은 모두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다”며 “절대 화해하지 않은 채 하루를 마감하지 마라”고 당부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당초 교황청이 사전에 배포한 교황 연설 자료에는 가족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는 다소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준비된 연설문에는 “가정생활을 위한 여유를 남겨두지 않는 사회를 건강한 사회라고 부를 수 없다. 가정을 보호하고 그들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한 나라엔 미래가 없다”는 내용이 담겼으나 이를 그대로 읽는 대신 부드러운 즉흥 연설을 택한 것이다.

 워싱턴DC와 뉴욕에 이어 이날 필라델피아에 도착한 교황은 공연에 앞서 인디펜던스홀 연설을 통해 이민자들에게 “어떤 어려움과 곤경을 만나더라도 낙담하지 마라”고 격려했다.

 교황은 “앞서 이 곳에 온 선대처럼 여러분들도 많은 선물을 새로운 나라(미국)에 가지고 왔다. 여러분이 지닌 전통에 대해 절대로 부끄러워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민자들에게 자신이 사는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시민이 돼 달라고 촉구했다.

 교황은 27일 대규모 거리 미사 등을 끝으로 이번 미국 방문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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