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형 KIEP 원장 “전략적 실수 아닌 TPP 혜택 꼼꼼히 따지려는 것”
한국이 초기단계부터 미국과 일본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참가하지 않은 것은 ‘전략적 실수’로, 앞으로 TPP 가입 시 진입 장벽이 높을 것이라고 미국 전문가가 지적했다.한미 전문가 TPP 공방…”미가입 전략적 실수” vs ”꼼꼼히 따지려는 것”
한미 경제 전문가들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미가입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사진은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제프리 숏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왼쪽)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이일형 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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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 연구원은 이어 “한국은 TPP 공식 발효 이후 TPP에 추가로 가입할 대상 국가 명단의 맨 상위에 올라 있다”면서 “향후 후발주자로 TPP에 가입할 경우 그만큼 진입 장벽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예상 진입 장벽으로 협상력 약화에 따른 각 분야의 시장 개방폭 확대와 더불어 한미FTA 상의 조건을 넘어서는 미 의회의 추가적인 요구 가능성 등을 꼽았다. 실제 현재 미 의회 일각에선 한미FTA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숏 연구원은 오는 30일 조지아 주(州) 애틀랜타에서 개막되는 TPP 각료회의에서 협상이 최종 타결될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보면서 한국의 TPP 추가 가입 협상은 TPP가 완전히 발효되는 2017년 또는 그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이일형 원장은 “TPP 가입은 한국에 유익하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한국이 TPP 가입을 서두르지 않은 것은 TPP의 혜택이 무엇인지 등 모든 조건을 꼼꼼히 따지려는 것이지 숏 연구원의 주장처럼 일본 등 다른 요인과 관련된 ‘전략적 실수’는 아니다”고 반박했다.
우리 정부는 애초 사안 자체의 민감성을 고려해 다소 소극적 입장을 견지해오다가 2013년 11월 TPP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뒤 당사국들과 예비 양자협의를 벌인 상태로, 앞으로 TPP 최종협상 결과와 협정문의 구체적인 내용, 국내 경제에 대한 영향 등을 자세히 검토한 후 TPP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 원장은 TPP와 별개로 “미국 일각에서 한미FTA의 효과가 크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데 (미국 측에서도) 한미FTA의 실질적 성과가 있었고 많은 발전이 있었다”면서 “현재의 무역상황을 보면 양국이 협력을 더 확대할 수 있는 영역이 많다. 한미FTA를 넘어 양국간 경제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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