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中축구대표팀”…스폰서 日기업 로고 떼고 출전

“황당한 中축구대표팀”…스폰서 日기업 로고 떼고 출전

입력 2015-12-10 11:26
업데이트 2015-12-1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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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서 구단 모기업 로고로 대체

국제축구대회에 출전한 중국 대표팀이 결승전에서 스폰서인 일본 기업의 로고 대신 클럽을 운영하는 모(母)기업의 로고를 달고 뛰는 황당한 계약위반이 발생, 가뜩이나 냉랭한 중일 관계에 또 악재가 되고 있다.

10일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중국 광저우헝다(廣州恒大)팀은 지난달 21일 광저우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에서 아랍에미리트의 알 아흘리팀을 1대0으로 꺾고 우승했다.

이날 광저우팀 선수들은 가슴에 후원기업인 일본 닛산(日産)자동차 현지합작기업 ‘둥펑닛산’의 로고가 아니라 팀의 모기업 그룹계열 보험사(恒大壽人)의 로고를 달고 뛰었다.

둥펑닛산은 2014년2월부터 2016년1월까지 이 팀 선수들이 경기를 할 때 가슴에 자사 로고를 부착하는 조건으로 1억위안(약 190억원)에 후원계약을 했다. 명백한 계약위반인 셈이다.

깜짝 놀란 둥펑닛산측은 그날 밤 즉시 “경악스럽다. 광저우헝다팀이 우리 측의 동의를 받지 않은 해 스폰서로서의 권익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은 유감”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닛산측은 결승전에 앞서 11월10일 헝다팀이 메일로 로고변경을 타진해왔으나 이를 거부한 사실이 있다고 밝히고 “계약위반에 대해 공식설명을 요구하며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선언, 법적조치도 불사할 것임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헝다측은 “계약서에 명시된 위약조항에 따라 사전에 둥펑닛산측에 로고변경 의사를 전했다. 서면으로 고지했으며 계약에 따라 우호적으로 협의했으나 둥펑닛산측이 위약조항을 무시하고 모든 형태의 협의를 거부했다. 우리는 이를 매우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광저우헝다팀은 축구팬으로 알려져 있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하에서 ‘국가 프로젝트’로 여겨지는 ‘중국 축구 실력강화’를 실천하는 우량팀 취급을 받고 있지만 산케이 신문은 이번 계약위반에 대해서만은 중국 국영언론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산케이에 따르면 신화통신의 뉴스 사이트인 신화망(新華網)은 “중국 축구는 챔피언이 되는 것뿐 아니라 계약을 준수하는 정신이 필요하다”면서 “계약을 어기고도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신화망은 이어 “(헝다팀의) 말과 태도에는 우리가 계약을 어기고 싶으니 동의하라. 동의하지 않으면 우선 계약을 어기고 나서 이야기하겠다. ‘법원에 갈 정도의 사안은 아니다’라는 태도다. 이런 식의 ‘신(神)의 논리’는 놀라워 벌린 입을 다물 수 없다”면서 “누가 이 팀을 이렇게 오만방자하게 만들었느냐”고 통렬히 비판했다

이 팀은 지난번 ACL대회 때도 둥펑닛산 광고를 선수들 가슴에서 떼고 팀의 모기업 계열 식용유(恒大糧油) 회사의 로고를 달고 경기에 나와 협의 끝에 헝다팀이 둥펑닛산에 800만위안의 위약금을 물고 해결한 적이 있다.

산케이 신문은 ‘돈 많은 축구팀’의 오만불손이 그치지 않고 있다면서 좋은 성적을 올려 국가의 정책을 실천하고 있다는 우쭐해 하는 마음과 스폰서 계약을 희망하는 기업이 줄을 서는 현실이 이런 행태의 배경이라고 풀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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