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된 팔없는 아기와 고양이…‘같이 헤쳐나가자’

‘절친’된 팔없는 아기와 고양이…‘같이 헤쳐나가자’

입력 2016-01-02 10:03
수정 2016-01-0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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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팔이 없는 아기와 오른쪽 앞다리를 잃은 고양이가 둘도 없는 친구가 돼 서로 상처를 보듬고 있다.

주인공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저신토 근처 트라부코 캐년에 사는 맷과 시몬 팁턴 부부의 딸 스칼렛(3), 이들의 고양이 ‘닥 맥스터핀스’다.

1일(현지시간) 미국 CBS뉴스에 의하면 이 고양이는 지난달 17일 샌저신토 서쪽 페리스의 길거리에서 심하게 훼손된 상태로 행인들에게 발견됐다.

주차된 자동차 보닛 속에 들어가 있다가 엔진이 돌아갈 때 부품에 끼어 다친 것으로 추정됐다.

샌저신토의 동물보호소로 옮겨졌지만 부상이 심해 다리를 잘라내야 했고, 직원들은 고양이가 오래 살아남지 못할 것으로 봤다.

이 소식은 지역 언론을 타고 퍼진 끝에 팁턴 부부에게도 알려졌다.

팁턴 부부의 딸 스칼렛은 생후 10개월이던 2014년 10월 방추세포 육종 진단을 받았다.

보기 드문 연조직 암에 해당하는 질병이었고, 스칼렛은 팔을 잘라내야만 했다.

다행히 암은 완치됐지만 2월 중순께 기존 피부로 인공 피부를 대체하는 수술을 한 번 더 해야 한다고 한다.

팁턴 부부는 딸에게 혼자가 아님을 알려주고자 고양이 입양을 결심했다.

어머니 시몬은 “스칼렛에겐 자신이 어려운 환경을 잘 견뎌냈고, 난관에 부닥친 것이 혼자가 아님을 이해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몬은 “동물이 말을 할 수 없다고는 해도 우리는 스칼렛이 어떤 어려움을 뚫고 나왔는지를 이해하는 무언가와 딸이 함께 자라기를 바랐다”며 “스칼렛은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 성장할 것”이라는 희망을 밝혔다.

팁턴 부부는 지난달 30일 샌저신토 동물보호소에서 이 고양이를 데려왔다.

보호소 측은 처음엔 스칼렛과 3살배기 아들 케이든까지 있는 이들 부부에게 수술을 받은 지 얼마 안 된 고양이를 보내기를 꺼렸다.

보호소의 한 직원은 “아이가 있는 집에 작고 연약한 고양이를 맡기기가 어려워서 난감했다”며 “하지만 스칼렛의 진단을 보니 모든 것이 딱 맞아떨어졌다. 이들은 적합한 가족이었다”고 기뻐했다.

팁턴 부부는 스칼렛이 좋아하는 만화에서 따와 ‘닥 맥스터핀스’라는 이름을 고양이에게 붙여줬다고 캘리포니아 매체 프레스 엔터프라이즈가 전했다.

아버지 맷은 “스칼렛은 이미 닥 맥스터핀스에게 푹 빠졌다. 분명히 고양이를 사랑하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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