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공기업 회사채 발행 작년 8천390억弗…국채규모 웃돌았다

신흥국 공기업 회사채 발행 작년 8천390억弗…국채규모 웃돌았다

입력 2016-01-06 11:00
수정 2016-01-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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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공기업들의 회사채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새로운 위험이 되고 있다고 6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경고했다.

FT는 JP모건과 본드 레이다 자료를 인용해 작년 신흥시장의 준국채(quasi-sovereign bonds) 발행액이 국채 발행 규모를 넘어섰다며 준국채의 빠른 증가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준국채는 정부가 지분을 보유한 국영기업의 회사채로 정부가 명시적, 혹은 암묵적으로 보증하는 채권을 말한다.

JP모건과 본드 레이다에 따르면 작년 준국채 발행액은 8천390억달러로 신흥국 국채 발행액 7천500억달러를 웃돌았다.

작년 준국채 발행액은 전년의 7천100억달러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고치다.

FT는 인도, 러시아, 중국 등과 같은 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 비중은 글로벌 평균보다 낮지만, 위기시 정부가 보증해야 하면서도 잘 보이지 않는 준국채의 증가는 잠재적인 국가 채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적 로펌 클리어리 고틀립의 리 바카이트는 “(준국채는) 항상 정부의 대차대조표에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한동안 우려의 대상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신흥국은 저금리 환경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수혜를 입어왔지만 작년부터 두 환경이 역행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로 인해 정부가 해결해야 할 국가의 우발채무가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준국채는 멕시코의 국영기업 페멕스처럼 국가가 지분을 10O% 소유한 기업이 발행한 채권이나 중국과 같은 국가의 지방정부 부채, 브라질의 페트로브라스처럼 정부가 의결권을 50% 이상 갖거나 지분의 50% 이상을 소유한 기업이 발행한 채권으로 정부가 보증할 것으로 기대되는 채권들이지만, 이를 획일적으로 적용하긴 어렵다고 FT는 지적했다.

JP모건이 추적하는 181개 준국채 중 실제로 19개만이 정부가 명확한 보증을 명시하고 있으며, 실제 2009년 두바이 정부가 국영기업 두바이월드의 채무 590억달러를 보증하지 않겠다고 나서면서 투자자들을 충격에 빠뜨린 바 있기 때문이다.

신흥국은 달러화 강세, 원자재 가격 하락, 자본 유출,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브라질 등은 신용등급이 정크 등급까지 떨어진 상태다.

신흥국 투자컨설팅업체 클레이만 인터내셔널의 게리 클레이만은 “정말로 댐을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은 신흥국 대외부채 중 준국채”라며 “투자자들은 준국채를 정부가 항상 암묵적으로 보증하고 있다고 간주하고 실제 (빚을 갚을) 능력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의문을 갖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FT는 그러나 과거 신흥국 위기에서 멕시코부터 러시아, 한국 정부에 이르기까지 위기에 처한 준국채를 정부가 구제한 바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클레이만은 “지금은 문제의 규모는 훨씬 더 커졌고, 정부의 재정 능력은 훨씬 작아졌다”라며 특히 브라질 에너지업체 페트로브라스, 베네수엘라의 국영 석유업체 페데베사(PDVSA),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전력업체 에스콤 등의 상황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문제는 국영기업들의 달러화 부채에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작년 중반까지 신흥국 기업들이 발행한 전체 회사채(달러화로 발행한 채권+ 자국통화로 발행한 채권)는 23조7천억달러로 10년전의 5조달러에서 크게 늘어났다.

이들 중 상당부문은 국영기업이 발행한 것으로 중국 기업이 발행한 것만 16조7천억달러에 달한다. FT는 이들 중 대부분이 정부의 암묵적 혹은 명시적 보증을 받는 채권들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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