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4차핵실험 전후 외관상 큰 변화없어”(종합2보)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4차핵실험 전후 외관상 큰 변화없어”(종합2보)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16-01-08 08:06
수정 2016-01-08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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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노스 “핵실험 직후 일부 움직임만 포착”…정보당국 사전 징후포착 한계

지난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을 전후해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움직임이 외관상으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를 운영하는 존스홉킨스대 조엘 위트 연구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 6일 촬영한 상업용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 입구 부근에서 광물 운반용 차량이 드나드는 등 일부의 움직임만이 포착됐다고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 사진은 핵실험 이후 40분인 북한 시각으로 6일 오전 10시40분 촬영됐다.

그는 그러나 지난 1일 촬영된 사진과 비교했을 때 풍계리 핵실험장 부근에서 두드러진 외견상의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위트 연구원은 이에 대해 “북한이 밤에 준비하거나 차폐막을 사용하는 등 핵실험 준비를 철저히 숨겼을 가능성이 있다”며 “위성사진 촬영의 시간차이 때문에 포착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미 정보당국이 사전에 핵실험 징후를 포착하는데에도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38노스는 지난달 12일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를 토대로 “새로운 서쪽 갱도에서 핵실험을 위한 굴착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그동안 2006년 1차 핵실험을 했던 동쪽 갱도와, 2009년과 2013년 2차·3차 핵실험을 했던 북쪽(구 서쪽) 갱도, 그리고 2009년부터 건설공사가 진행중인 남쪽 갱도로 구성돼있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대북 전문가들은 새 핵실험 때문에 북한에 대한 제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미국 컬럼비아대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의 리처드 네퓨 정책담당관은 “미국과 한국, 일본은 물론 중국도 (북한 핵실험 때문에) 불쾌한 상태”라며 “대북 제재는 실행 가능성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조지프 디토머스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담당 차관보도 “미국이 분명 제재에 나설 것”이라며 “제재에 성공하면 북한으로서도 협상이라는 문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제재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에는 다소 비관적인 입장을 보였으며, 특히 중국이 제재에 동참하지 않으면 무의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이 수소폭탄 제조를 시도했는지 여부보다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 기술에 근접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간담회에 화상회의로 참석한 제프리 루이스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CNS) 연구원은 이번 핵실험을 통해 북한이 “더 효과적인 핵무기 소형화 기술을 갖게 될 수 있다”며 “증폭핵분열 방식의 핵무기는 소형화를 위한 중요하고도 실질적인 진전”이라고 우려했다.

위트 연구원은 지금까지 북한이 보여 온 도발 행태를 고려할 때 장거리 로켓 발사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로켓 발사 관련 동향을 앞으로 주목하겠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도 이날 같은 위성사진 판독 결과를 공개하고 “통상적인 핵실험 이후의 징후들이 나타나있지만, 핵실험의 성격은 여전히 큰 미스터리”라며 “그러나 북한이 수소탄 개발을 위해 노력해온 만큼 북한의 주장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통상 핵실험 때에는 산사태나 눈사태와 같은 지면상의 변화가 나타났는데, 이번 실험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며 “이것은 폭발력이 낮거나 매우 약한 눈에 의해 덮혀서 관찰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번 핵실험의 폭발력이 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방증으로 볼 수 있어, 북한의 수소탄 실험 성공 주장의 진위와 관련해 주목된다.

제프리 루이스 미국 비확산센터 소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중수소와 삼중수소 가스를 이용해 기존 핵폭탄의 폭발력을 증강하기 위한 실험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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