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보도통제한듯…2005년 이후 11년째 침묵모드 유지
중국은 지난 17일로 자오쯔양(趙紫陽·1919∼2005)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서거 11주기를 맞았지만, 올해도 무거운 ‘침묵’으로 그냥 지나쳤다.급진적인 정치개혁을 주장하다 덩샤오핑(鄧小平)에 의해 권좌에서 밀려난 자오쯔양은 후야오방(胡耀邦·1915∼1989) 전 공산당 총서기와 함께 ‘비운의 총서기’로 불려왔다.
그러나 중국당국이 지난해 11월 탄생 100주년을 계기로 후야오방을 공식복권함에 따라 자오쯔양은 이제 유일한 ‘비운의 총서기’로 남게 됐다.
최근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 17일 베이징(北京)에 있는 자오쯔양 고택에서 추모제가 열렸다고 보도했지만, 중국의 대표적인 포털사이트인 바이두(百度)에서 자오쯔양 11주기 소식은 한 건도 검색되지 않는다.
이는 중국 정부가 올해도 강력한 보도통제 조치를 취했음을 시사한다.
중국 정부는 2005년 1월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당과 인민사업에 유익한 공헌을 했다. 1989년 정치적 풍파 속에 엄중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평가한 이래 단 한 번도 그를 공개 거론한 적이 없다.
다만, 관영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가 지난 18일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자오쯔양 10주기 사설’을 1년 만에 다시 게재한 사실이 홍콩 봉황망(鳳凰網) 등을 통해 확인됐다.
이례적으로 자오쯔양 문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했던 이 사설은 “중국당국은 자오쯔양 10주기에 대해 그 어떤 평가도 내놓지 않았다”며 “침묵 역시 일종의 태도 표명”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10년 전 내린 평가는 아직도 유효하다는 뜻이다.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 당시 무력진압을 반대하다 총서기직에서 물러난 그는 자택에서 15년 간 연금 생활을 하다 2005년 1월 17일 사망했다.
중국은 ‘의회민주주의 도입’ 등 급진적인 정치개혁을 요구했던 그에 대한 재평가나 섣부른 언급이 공산당 지도체제의 근간과 관련된 논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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