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아프리카 어린이 피땀으로 만들어진 스마트폰 배터리

7살 아프리카 어린이 피땀으로 만들어진 스마트폰 배터리

입력 2016-01-19 16:23
수정 2016-01-1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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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네스티 “삼성·애플 등, 아동노동으로 생산한 코발트 사용”“첨단 기업들, 아동노동 용납 안한다면서 원료 출처도 몰라”

아프리카에서 어린이들이 위험한 환경에서 생산한 원자재가 삼성전자, 애플, 소니 등 세계적 기업들의 제품에 사용됐을 수 있다고 국제앰네스티(AI)가 지적했다.

영국 BBC 방송은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DRC)에서 적게는 7살 아동들이 위험한 작업환경에서 코발트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 광물이 납품업체를 거쳐 세계적 기업으로 향했을 수 있다고 앰네스티 보고서를 인용해 19일 보도했다.

코발트는 스마트폰, 노트북 등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주요 구성물질이며, 민주콩고는 전 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최소 50%를 차지한다.

앰네스티가 아프리칸리소시스워치(아프리워치)와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콩고 광산에서 일하는 일꾼들은 장기적인 건강상 문제를 겪을 수 있으며 생명에 위협을 받는 경우도 있다.

보고서는 2014년 9월부터 작년 12월까지 민주콩고 남부의 지하에서 숨진 광부는 최소 80명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광산에서 일했다는 어린이들의 증언도 담겼다.

12세 때 광산에서 일을 시작한 ‘폴’이라는 이름의 14세 소년은 “갱도에서 24시간씩 일하곤 했다”며 “양어머니는 나를 학교에 보내려 했지만, 양아버지가 광산에 보내 일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는 민주콩고 남부 곳곳에 있는 광산에서 일하는 어린이를 4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동 노동이 만연한 지역에서 생산된 코발트를 사들인 업자들은 이를 중국 대기업 저장화여우구예(浙江華友고<金+古>業)의 100% 자회사인 콩고둥팡마이닝(CDM)에 판매한다.

이어 배터리 부품 제조사들과 배터리 제조사들이 화여우구예로부터 코발트를 공급받는다.

앰네스티는 이 제조업체들의 거래업체 명단에 있는 16개 다국적 기업에 접촉했다.

그중 한 업체는 연관성을 인정했으나, 4곳은 자사에서 쓰는 코발트의 출처를 정확하게 답변하지 못했다.

다른 5곳은 해당 업체에서 코발트를 납품받지 않았다고 부인했으며, 또 다른 2곳은 민주콩고산 코발트를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한 6개 업체가 관련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아동 노동을 전혀 용납하지 않는 정책을 쓰고 있다고 답변하면서 “아동노동 침해가 발견되면 그런 납품업체와는 계약을 즉각 파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도 “미성년자 노동은 우리 공급망에서 결코 용인되지 않는다”고 답했고 소니도 “우리는 납품업체들과 인권, 노동환경과 관련한 이슈를 고려하도록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앰네스티와 아프리워치는 첨단 제품을 생산하는 세계적 기업들이 자사 제품에 들어간 원자재가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확실히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크 더멧 앰네스티 기업·인권 연구원은 “광산업은 아동 노동을 착취하는 최악의 형태”라며 “화려한 진열장과 첨단기술 마케팅은 돌 자루를 짊어진 어린이들, 영구적인 폐 손상의 위험을 무릅쓰고 좁은 갱도에서 일하는 광부들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 세계에서 1천250억 달러(약 120조8천억원)의 이익을 올리는 기업들이 자신들의 제품에 들어가는 주 광물이 어디에서 왔는지 확인할 수가 없다고 확실하게 주장하지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아프리워치의 에마누엘 움풀라 국장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가장 혁신적인 기업들이 부품 원자재를 어디에서 공급받았는지 보여주지도 않은 채 엄청나게 정교한 기기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니 디지털 시대의 역설”이라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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