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여학생 대상 ‘처녀 장학금’ 지급 논란

남아공, 여학생 대상 ‘처녀 장학금’ 지급 논란

입력 2016-01-25 10:36
수정 2016-01-25 10:3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순결한’ 학생만 혜택…검사받아라”…“학업과 무슨 상관이냐” 반대 거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지역에서 여학생들에게 ‘처녀 장학금’을 지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AP 통신 등은 남아공 동부 콰줄루나탈 주 우투켈라 시의 두두 마지부코 시장이 성관계 경험이 없는 여학생 16명에게 장학금을 줬다고 시 대변인을 인용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처음 도입된 이 장학금은 여학생들이 ‘순결하고 학업에 열중하는 태도’로 모범을 보이도록 장려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이 지역은 매년 100명 이상의 고등학생과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장학생들은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고 자신이 성경험이 없음을 입증해야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여성인 마지부코 시장은 현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스스로를 지켜줘서 고마울 따름”이라며 “학위나 수료증을 받기 전 3년 동안 자신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장학금이 성적 착취나 10대 임신, 성병 등에 취약한 어린 여성들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방송은 기초교육부 집계 결과 2014년 여학생 임신이 약 2만 건에 달하며, 이중 초등학생 223명이 여전히 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여성·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이 장학금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다.

음파노젤위 쇼지 성 평등위원회 의장은 “의도는 좋지만, ‘처녀성’에 장학금을 주는데는 동의할 수 없다”며 “도가 지나치다”고 말했다.

요하네스버그에서 성 평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시손케 음시망은 “끔찍한 생각”이라며 “성관계를 한 것과 교육을 받는 것은 아무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남아공 여성부는 논란이 사실로 확인되면 문제점을 명확히 한 뒤 지자체에서 해결하도록 개입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과자의 배달업계 취업제한 시행령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강력범죄자의 배달원 취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된 가운데 강도 전과가 있는 한 배달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속죄하며 살고 있는데 취업까지 제한 시키는 이런 시행령은 과한 ‘낙인’이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전과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이런 시행령은 과하다
사용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로 보아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