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두증 우려 지카 바이러스, 에볼라보다 더 큰 위협 될 수도”

“소두증 우려 지카 바이러스, 에볼라보다 더 큰 위협 될 수도”

입력 2016-01-31 10:48
수정 2016-01-3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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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DDT 사용 등 극단적 수단도 고려해야”

신생아의 소두증(小頭症) 유발 가능성이 있는 ‘지카(Zika) 바이러스’의 유행이 서아프리카를 강타했던 에볼라 바이러스보다 세계 보건에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영국 보건위생 전문가들은 지카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에볼라에 비견하면서 감염 매개체인 이집트숲모기 박멸을 위해 DDT같은 맹독성 살충제 사용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생의학 연구기관 의료 자선재단 웰컴트러스트의 제러미 파라 대표는 지카 바이러스가 그 자체로는 치명적이지 않더라도 임신부와 신생아라는 지극히 취약한 집단에 끔찍한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2014∼2015년의 에볼라 유행보다 더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웰컴트러스트의 감염 및 면역생물학 부분장인 마이크 터너는 지카 바이러스의 백신이 빠른 시일 안에 나올 가능성이 크지 않은데다 개발 과정에도 여러 위험이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진짜 문제는 백신을 개발하면서 임신부를 상대로 시험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인데 그 경우 현실적·윤리적 측면 모두에서 악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전문가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 가운데 최소 80%가 아무 증세를 보이지 않아 사람을 상대로 감염을 추적하기가 극히 어렵다면서 감염 매개체인 이집트숲모기를 없애는 데 극단적인 수단을 사용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파라 대표는 “도시 생활을 좋아하는 이 모기는 최근 수십년에 걸쳐 열대지역 전반에 퍼졌다. 게다가 열대지역은 지구 온난화에 따라 더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집트숲모기를 조속히 없애기 위한 수단에 DDT도 포함될 수 있다”면서 “DDT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과 지카 바이러스가 태아에 미치는 끔찍한 영향 가운데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둬야 할지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DDT는 과거 모기 퇴치 등에 널리 쓰였지만 독성이 강하고 인체와 생태계에 해를 줄 수 있어 1970년대 미국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다.

웰컴트러스트는 2014∼2015년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유행할 당시 새 치료제 개발 시험 등을 지원했던 단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3년 12월 이후 지금까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으로 숨진 사람이 1만1천3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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