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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아동성학대 피해 호주 두딸 아버지, 추기경 앞 절규

교회 아동성학대 피해 호주 두딸 아버지, 추기경 앞 절규

입력 2016-03-02 11:26
업데이트 2016-03-0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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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 죽고 한명은 장애…‘은폐 의혹’ 호주 출신 추기경에 분노

“나는 이미 가슴이 무너져 내린 사람입니다.”

세 딸을 둔 호주인 앤서니 포스터는 1일(현지시간) 오전 로마의 퀴리날레 호텔을 빠져나가던 호주 출신 조지 펠 추기경 앞을 가로막고 절규했다. 펠 추기경은 교황청에서 재정담당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포스터는 1980년대 초등학생 두 딸이 한 신부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나서 씻을 수 없는 비극으로 이어진 아픈 가족사를 갖고 있다.

반면 펠 추기경은 수십년전 신부로 지낼 당시 동료 신부에 대한 고발을 무시하고 오히려 입막음을 시도하는 등 교회 내 아동 성학대를 묵인하거나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펠 추기경은 호주 특별조사위원회(royal commission)로부터 호주로 와 증언할 것을 요청받았으나 건강을 이유로 거부, 이틀째 이 호텔에서 화상을 통해 답변을 하는 중이다.

면전의 포스터가 “진실을 이야기했느냐”며 따지자, 펠 추기경은 “물론, 그렇게 했다”고 받아넘겼다.

펠 추기경은 또 악명 높은 소아성애 범죄자인 신부 제럴드 리즈데일의 범죄가 “슬픈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그때는 그에 대해 “관심이 많지 않았다”라고 말해 포스터를 비롯한 피해자 측의 탄식과 야유를 자아냈다고 호주 ABC 방송이 2일 보도했다.

펠 추기경은 이밖에 “나는 교황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해 피해자 측으로부터는 “증거도 없이 연기를 하고 있다”는 반발을 불렀다.

펠 추기경과 대면 후 포스터는 “그는 대화 내내 내 손을 잡고 있었고, 나는 그에게 가슴이 무너진 사람의 손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며 “그가 다른 손으로 나를 붙잡고 어떤 식으로든 나를 이해하는 것으로 보이려 했지만, 나는 그것을 느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포스터는 이어 “결과적으로 그는 겉만 그럴듯한 펠 추기경이었지, 그동안 우리가 교회 신자 석에서 봐왔던 펠 추기경은 아니었다”라고 비판했다.

포스터는 초등학교에 다니던 두 딸 에마와 케이티가 신부 케빈 오도널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큰 아픔을 겪었으며 그 고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에마는 식이 장애와 마약 중독, 자해 등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다 2008년 약물 과다 복용으로 26살의 나이로 숨졌다. 케이티는 성년이 되며 폭음을 했고 1999년 음주 차량에 치여 현재는 신체 및 정신적으로 24시간 보호를 받아야 한다.

포스터와 아내 크리스틴은 현재 아동학대 방지단체인 ASCA(Adults Surviving Child Abuse)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포스터 부부는 네티즌 등 호주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현재 로마에서 펠 추기경의 증언을 직접 경청하고 있다.

펠 추기경이 건강을 내세우며 호주 내 증언을 잇따라 기피하자 포스터 부부 등 피해자와 그 가족 15명을 로마로 보내자는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이 벌어졌고 며칠 만에 목표액의 3배가 넘는 18만 호주달러(1억6천만원)가 모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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