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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7만 난민 그리스에 발묶일 것”…‘강제수용소 될판’ 우려

유엔 “7만 난민 그리스에 발묶일 것”…‘강제수용소 될판’ 우려

입력 2016-03-04 11:35
업데이트 2016-03-0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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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당국 “현재 3만1천명, 향후 15만명까지 예상”

유럽행 난민들의 종착지인 서유럽과 통로국인 발칸 국가들의 국경 통제로 관문인 그리스에 발이 묶이는 난민 수가 몇 주 안에 7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유엔 고위 관리가 3일(현지시간) 경고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국제이주 담당 특사인 피터 서덜랜드는 발칸 국가로 통하는 국경이 닫히면 그리스가 하나의 ‘난민 캠프’로 전락하는 결과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서덜랜드 특사는 현재 터키 해안을 거쳐 그리스에 도착하는 난민의 절반은 시리아인이며 그중 70%는 터키에 오래 머물지 않고 곧장 그리스로 향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구촌의 이슈는 우리가 책임을 나눠서 질 준비가 돼 있느냐 아니냐는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이 물음에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에 따르면 올해 들어 두 달 동안 난민 13만1천724명이 유럽 입성을 위해 지중해를 건넜다. 이 가운데 12만2천637명이 그리스에 발을 디뎠을 만큼 그리스는 주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그리스를 통해 유럽으로 밀려오는 난민이 늘고 있지만 유럽 국가들은 이들의 입국을 제한하는 추세다.

오스트리아와 발칸 9개국은 지난달 24일 국경 통제를 강화해 난민 유입을 차단하기로 합의했다. 합의 국가들 중 하나로 그리스와 국경을 맞댄 마케도니아가 입국을 엄격히 제한하자 그리스에 발이 묶인 난민 수는 급증했다.

그리스 당국은 현재 자국에 머물고 있는 난민을 3만1천573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디미트리스 비트사스 그리스 국방차관은 난민 대부분은 그리스 본토에 있지만, 7천 명은 배를 타고 건너와 처음 도착한 섬 지역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3일 오전 8시를 기준으로 최근 24시간 동안 그리스에 입국한 이민자가 2천122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그리스 경찰에 따르면 북쪽 접경국인 마케도니아로 건너가는 난민은 수백 명에 불과하다.

이런 식으로 발이 묶이게 될 난민 문제에 대한 그리스 당국의 전망은 훨씬 어둡다.

니코스 코치아스 외교장관은 2일 현지 방송 ‘스카이’에 그리스가 최대 15만 명의 난민을 맞을 수 있다고 전망했으나, 또 다른 관리들은 그보다 많은 수가 넘어올 것으로 염려했다.

이대로라면 그리스와 같은 관문 국가들은 나라 전체가 난민들의 ‘강제수용소’가 될 판이라는 경고까지 나왔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전 그리스 재무장관은 미국 경제전문 CNBC 방송에 현재의 난민 위기가 ‘유럽연합(EU) 붕괴의 징후’라면서 터키와 그리스는 “불행한 난민들의 강제수용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그리스는 터지기 직전의 압력솥과 같은 상태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적했다.

안전하고 풍족한 유럽 국가에 안착하려는 꿈이 좌절될 수 있다는 난민들의 절망과 분노가 커지면서 마케도니아 국경을 뚫고 들어가려다가 진압 경찰의 최루탄을 맞는 장면이 매일 이어지고 있다.

접경지에는 난민들의 폭동에 대비하는 경찰과 군 차량이 날마다 늘어나고 있으며 당국은 급히 난민들을 분산 수용할 가건물을 설치하고 있다.

마케도니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그리스 이도메니의 난민촌은 1천500명을 수용하도록 설계됐지만, 현재 1만명 가까운 난민이 배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EU는 그리스에 난민을 더욱 잘 통제하라고 압박했다.

그리스 출신인 디미트리스 아브라모풀로스 EU 이민담당 집행위원은 독일 일간 디벨트와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5월까지 자국에 들어오는 난민들을 대상으로 제대로 된 절차를 밟아 등록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5월 12일에 (그리스) 상황을 점검할 것”이라며 “그때 성과가 보이지 않으면 주저하지 않고 유럽의 국경 통제 연장을 위한 요건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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