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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레이디서 이젠 대통령’…페루서 ‘부녀’ 대통령 탄생하나

‘퍼스트 레이디서 이젠 대통령’…페루서 ‘부녀’ 대통령 탄생하나

입력 2016-03-10 09:53
업데이트 2016-03-1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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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코 후지모리, 유력 결선투표 후보 출마 자격 박탈로 당선 가능성 커져

페루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부녀’ 대통령이 탄생할 가능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로 대권 재도전에 나선 우파 민중권력당 대표인 게이코 후지모리 후보(41)가 다음 달 초 치러질 대선에서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대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그녀의 당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것은 유력 대선 경쟁 주자의 낙마 때문이다.

페루 선거관리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페루국민당(All for Peru) 소속 훌리오 구스만(45) 후보에 대해 내린 종전의 출마 금지 결정을 유지했다. 선관위원 5명 가운데 3명이 출마 금지 결정에 찬성했다.

선관위는 페루국민당이 구스만을 대선 후보로 선출하는 과정에 충분한 사전 공지 없이 총회를 소집한 뒤 당규를 개정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남에 따라 종전의 출마 금지 결정을 재확인했다.

구스만은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업체 Gfk페루의 조사에서 34.6%의 지지율 1위 자리를 유지한 후지모리에 이어 16.6%의 지지율을 기록, 결선 투표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 인물이다. 게이코는 지난달에도 Gfk페루의 여론조사에서 32.6%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유력한 경쟁자의 낙마로 향후 대선 구도가 게이코에 유리하게 전개될 것으로 분석된다.

게이코 후지모리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박근혜 대통령과 여러 면에서 닮은 꼴로 평가된다.

1990∼2000년 재임한 후지모리(78) 전 대통령의 딸인 그녀는 1975년 일본계 이민 후손인 아버지와 같은 일본계인 어머니 수산나 히구치와 사이에서 4남매 중 장녀로 태어났다.

후지모리 후보는 1994년 8월 당시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혼하자 어머니 대신 19세의 나이에 페루의 퍼스트 레이디가 된 후 아버지가 2000년 대통령직에서 파면될 때까지 퍼스트 레이디로 활동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집권 동안 자행한 학살과 납치, 횡령 등 혐의로 사법당국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모국이나 다름없는 일본으로 도피했다가 체포돼 2007년 페루로 강제 송환됐다. 2010년에 반(反)인권 범죄와 횡령 등이 인정돼도합 25년형을 선고받고 지금까지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후지모리 후보는 2005년 미국서 페루로 귀국해 본격적으로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아버지의 후광을 입고 30대 젊은 나이에 2011년 대선에 출마, 현 오얀타 우말라 대통령과 접전을 벌이다 근소한 차이로 낙선했다.

대권 재수에 나선 그의 인기는 아버지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부패추문으로 지탄을 받다 장기 감옥살이에 들어간 점에 비춰본다면 의외의 일로 받아들여진다.

정치 전문가들은 게이코 후지모리가 인기를 끄는 배경으로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집권 기간 이룬 경제발전, 치안 확립 등에 대한 향수를 꼽고 있다.

재임 중 좌익게릴라 조직인 ‘빛나는 길’을 섬멸하고, 안정적인 경제발전의 토대를 마련하는 등 그를 두고 나오는 긍정적인 평가도 적지 않다.

이번 대선에서 ‘경제 살리기’와 ‘청렴’을 주요 공약으로 내건 후지모리 후보는 우말라 대통령이 이끄는 좌파 정권이 경제난과 부패 의혹으로 갈수록 지지세력을 잃는 가운데 경제를 회생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그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돼도 아버지를 절대 사면하지 않겠다”고 공언하는 등 아버지가 행한 과오에 철저히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001년 대선 때 아버지의 잘못을 용서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어 실제로 대권을 거머쥔 뒤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페루 대선에서 과반이 나오지 않으면 2개월 뒤인 6월에 1·2위 후보간 결선 투표를 거쳐 대통령을 선출한다.

현재로선 후지모리 후보의 독주체제 속에 후발 주자 간 합종연횡이 대선의 마지막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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