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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QE 프로그램’ 매입 국채 부족…회사채 편입 가능성 급부상

ECB ‘QE 프로그램’ 매입 국채 부족…회사채 편입 가능성 급부상

입력 2016-03-10 10:42
업데이트 2016-03-1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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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입대상 獨국채 10~12개월 내 바닥…회사채 가격, ECB 매입 기대에 랠리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을 통해 사들이고 있는 채권 종류에 지금의 국채 외에 회사채도 추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급부상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부 투자자들은 현행 양적완화 프로그램에서 규정한 매입 채권의 부족으로 ECB가 매입 자산의 범위를 회사채 등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ECB는 매달 600억 유로 규모의 채권을 사들이고 있으며, 현 프로그램은 내년 3월까지 지속할 예정이다. 매입 채권에는 국채를 포함해 커버드본드와 자산유동화증권(ABS), 유럽 기관채 등이 포함돼 있다.

ECB는 유로존 회원국의 ECB 납입 자본비율에 따라 국채를 사들이고 있으며, 현 예금금리(-0.3%)를 밑도는 채권은 사들이지 못한다. 또 개별국가의 채권을 33% 이상 매입하지 못한다.

그러나 독일 국채를 포함한 유럽 국채의 상당 부분이 이미 예금금리를 밑도는 상황이라 매입 채권이 크게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는 지속해서 제기돼왔다.

유럽 대표 싱크탱크인 브리겔에 따르면 ECB가 QE 규모를 월 800억 유로로 확대할 경우 매입 가능한 독일 국채는 올해 연말이 되기 전에 고갈될 것으로 추정됐다.

ABN암로의 김 리우 선임 금리 전략가는 설사 ECB가 현 QE 규모를 유지하더라도 자격이 되는 독일 국채는 프로그램의 시한인 내년 3월 이전에 바닥이 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매입 대상 독일 국채가 10~12개월 내에 소진될 것으로 추정했다.

ECB가 매입 규정을 수정할 수도 있지만, 이는 법적 문제나 ECB 내 이견 등으로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ECB가 매입 채권의 범위를 회사채로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파이어니어 인베스트먼트의 탕가이 르 사우트 유럽 채권 담당 헤드는 “인플레 수치가 여전히 약한 가운데 ECB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바닥나고 있다”라며 ECB가 회사채를 사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럽 회사채에 대한 ‘비중축소’ 의견을 바꿔, 유럽의 선순위 회사채를 사들였다며, ECB의 회사채 매입 가능성은 “고려해야 할 위험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ECB가 예금금리를 0.10%포인트 추가로 내리고, QE 월 매입 규모를 100억 달러가량 늘리거나 매입 기한을 연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매입 채권에 회사채를 포함하면 이는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회사채 매입은 상당한 논쟁을 일으킬 수 있다.

보통 국채보다 회사채는 위험도가 크다는 점에서 디폴트가 날 경우 손실이 유럽국민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은행채의 경우 ‘베일 인(Bail-in)’ 규정으로 채권자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베일 인은 채무자의 상환 능력이 부족할 때 채권자에게 손실을 부담시키는 구제 방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회사채 시장의 최근 랠리는 ECB의 회사채 매입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회사채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서 회사채 금리와 국채 금리 차도 크게 좁혀졌다.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지난 8일 유로존 우량 회사채와 국채와의 평균 금리 차는 1.50%포인트로, 지난 2월 기록한 3년래 최고치인 1.67%포인트에서 낮아졌다.

씨티그룹의 한스 로렌젠 유럽 크레디트 전략 부장은 “유럽 크레디트 시장의 최근 랠리는 ECB의 회사채 매입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원자재 가격 반등 등으로 위험 자산이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였다며 이 때문에 회사채 가격도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로렌젠은 ECB가 사들일 수 있는 회사채가 5천500억 유로 정도 되지만, 당장 ECB가 회사채를 사들일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했다.

JP모건은 ECB가 유통 및 발행 시장을 왜곡시키지 않으려면 매월 12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사들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PGIM 픽스드인컴의 에드워드 팔리 유럽 회사채 담당 부장은 유로존 신용 시장의 랠리는 ECB의 회사채 매입 기대가 반영된 것이지만, “이는 위험한 게임이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날 ECB가 금리 인하나 QE외에도 유동성 공급을 위한 수단으로 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을 활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TLTRO는 ECB가 2014년 6월 발표한 것으로 실물 경제에 대출을 더 많이 해주는 은행에 보다 싼 이자로 최장 4년까지 돈을 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2014년 9월부터 분기마다 시행돼 오는 6월 자금 공급이 종료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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