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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면모’ 보인 美연준, 글로벌 금융시장 달래기 주력

‘비둘기 면모’ 보인 美연준, 글로벌 금융시장 달래기 주력

입력 2016-03-17 08:57
업데이트 2016-03-1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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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위험 요인” 거론…美경제 회복엔 낙관 유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완연한 ‘비둘기’의 면모를 보였다.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금융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늦추는 한편으로, 부진한 금융시장이나 글로벌 경기를 좀 더 고려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

대외 불안요인에 대한 시각은 최대한 포괄적으로 제시하는 한편으로, 미국 경제의 회복과 관련해서는 최대한 낙관적인 인상을 주려는 모습도 엿보였다.

◇금융시장 불안 잠재우기 주력 = 연준이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0.25∼0.5%로 올린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적지 않은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성급한 인상이었을 수 있다며 연준을 비판하고 나섰다.

유럽중앙은행(ECB)이나 일본은행에서 마이너스금리를 도입하면서 미국 연준이 부진한 세계 경제를 도외시한다는 비난도 제기됐다.

16일(이하 현지시간) 연준이 발표한 통화정책회의 결과 성명이나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발언들을 보면 이런 비판을 잠재우고 연준이 시장을 무시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주고자 다각도로 노력했을 엿볼 수 있다.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이날 회의 결과 성명에서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의 상황이 위험 요인을 형성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의 상황을 주시하고 그 상황이 미칠 영향을 계속 판단하고 있다’고 언급한 지난 1월 FOMC 성명과 비교했을 때 대외 요인을 ‘위험 요인’이라고 더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통화정책 경로, 즉 앞으로 예상되는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낮춰 제시한 일 또한 금융시장을 크게 의식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이번 성명에서 연준은 17명의 FOMC 참가자들이 제시하는 앞으로의 기준금리 예상치, 즉 ‘점도표’를 통해 연준 내부에서 올해 2번가량의 금리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는 지난해 12월 금리인상 때 제시한 약 4번에 비하면 상당히 후퇴한 것이다.

옐런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부분의 (FOMC) 위원들은 이제 지난해 12월에 예상했던 것과 비슷한 경제적 결과를 얻으려면 당시(작년 12월)에 예상했던 것보다 낮아진 정책금리 경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 제시한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이미 금융시장에서 형성된 견해와 대동소이하다는 점 역시 눈여겨볼 부분이다.

지난 7일 전미실물경제협회(NABE)가 학자 2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39%의 응답자가 올해 안에 두 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두 번째로 많은 24%의 응답자는 올해 금리인상이 1번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이런 맥락에서 연준이 지난해 12월 전망과 비교해 물가 전망치를 낮춘 점도 눈에 띈다.

중간값 기준으로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의 전년대비 상승률 예상치를 1.6%에서 1.2%로 하향조정했고, 핵심 PCE 물가지수 상승률의 경우 내년 예상치를 1.9%에서 1.8%로 낮췄다.

지난해 0.2∼0.7%에 머물렀던 PCE 물가지수 상승률이 지난 1월 1.3%로 치솟고 작년에 1.3∼1.5%였던 핵심 PCE 물가지수 상승률이 지난 1월 1.7%로 뛰면서 기준금리 인상이 꾸준히 이뤄질 여건이 형성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있었지만, 연준 스스로 이런 전망을 잠재운 셈이다.

옐런 의장은 “최근 나타난 핵심 CPI의 상승세가 유지될지를 지켜봐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이런 입장에 대해 시장의 불안감을 크게 줄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통화정책 여지 확대 시도 엿보여 = 한편으로 연준은 금리인상 전망 변경이 통화정책의 운용 여지를 좁히지 않도롤 주력하는 모습도 보였다.

옐런 의장은 “제시하는 (금리인상) 경로가 (미리) 정해진 계획이나 (그렇게 통화정책을 취하겠다는) 약속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금리를 올리면서 ‘향후 전망에 대한 위험요인이 균형을 이뤘다’고 평가한 부분이 현재 어떻게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옐런 의장은 “위험 요인이 균형을 이뤘는지 아닌지에 대한 집단적인 판단은 위원회(FOMC)에서 이뤄지지 않았다”고 피해갔다.

세계 경제의 상황에 대해 옐런 의장은 “중국의 성장(률)은 우리를 크게 놀라게 하지 않았던 것으로 증명됐다”고 밝혔고 일본의 지난해 4분기 성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놀라운 일”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세계 경제에 대해 옐런 의장은 “국제통화기금(IMF)과 다른 기관들이 약간 (성장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고 언급하는 수준에 그쳤고, 세계 경제에 대한 연준의 자체 전망에 대해서도 “드라마틱한 하향조정이 아닌 소폭의 하향조정”이라고만 설명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약간의 하향 위험요인을 가했지만, 그 요인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중국과 유럽, 일본이 부양책을 취했고, 따라서 경제 전망에 대해 상승 방향의 위험요인도 있다”고 말했다.

FOMC 회의 결과 성명에서 앞으로 어떤 요인이 기준금리 결정을 좌우할지를 설명하는 부분은 지난 1월이나 작년 12월 회의 때의 문구와 같았다.

대신 옐런 의장은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여러 번 강조했다.

그는 “두 가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점” 가운데 먼저 “미국 경제가 최근 몇 달동안 (대외에서의) 충격에 직면했을 때 매우 강한 복원력을 보인 일”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옐런 의장은 “여러 나라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유지했던 많은 기간이 있었다”며 “미국이 많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고용시장에서 성과를 냈고, 따라서 우리(미국)의 통화정책에 약간의 다양성이 반영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 연준에서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대전제를 계속 유지하려는 시도로 풀이됐다.

FOMC 위원들의 ‘점도표’를 보면 올해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또 이달의 금리 동결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장은 0.25%포인트의 인상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조지 은행장은 현재의 FOMC 구성원 중 대표적인 ‘매파’, 즉 지나친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미리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으로 꼽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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