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서 대형 자폭테러 8개월간 6차례…210여명 숨져

터키서 대형 자폭테러 8개월간 6차례…210여명 숨져

입력 2016-03-20 10:57
수정 2016-03-2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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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최대 관광지·수도 앙카라 중심부 잇따라 공격

터키 최대도시인 이스탄불과 수도 앙카라에서 최근 8개월 동안 대규모 자살폭탄 테러가 6차례나 벌어져 모두 210여명이 숨졌다.

이스탄불에서 발생한 테러는 외국 관광객이 몰리는 최대 관광지를 노렸고, 앙카라에선 정부청사가 밀집된 중심부가 공격받았다.

이들 대형 테러 6건은 수니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와 쿠르드족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 PKK의 분파인 ‘쿠르드자유매파’(TAK) 등이 연루됐으며 추가 테러 우려도 나온다.

◇ IS, 이스탄불 최대 관광지 노려…희생자 대부분 외국인

19일(현지시간) 이스탄불의 최대 번화가인 이스티크랄 가(街)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의 사상자는 대부분 외국인이었다.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자 2명을 포함해, 이란인 1명 등 사망자 4명은 관광 온 외국인이었고, 부상자 39명 가운데 24명이 외국 관광객들이었다.

이스트랄 거리는 호텔과 식당, 상점, 외국 공관 등이 밀집한 번화가로 외국 관광객과 현지인이 많이 찾는 곳이다.

현지 언론들은 테러 배후로 IS를 지목했다. 당국은 용의자로 추정되는 30대 IS 조직원의 아버지로부터 DNA 샘플을 채취해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범은 애초 사람들이 더 많은 곳을 공격하려다 현장에 배치된 경찰들 때문에 공격 목표가 아닌 곳에서 자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월12일에는 IS가 이스탄불의 최대 관광지인 술탄아흐메트 광장에서 자폭테러를 저질렀다. 터키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거의 모두 들르는 이 광장에서 벌어진 테러로 독일인 12명이 숨졌다.

시리아에서 입국한 이 IS 조직원은 광장의 주요 상징인 ‘테오도시우스의 오벨리스크’를 감상하던 독일 단체 관광객 30여명 앞에서 폭탄을 터뜨렸다는 점에서 서방 관광객을 겨냥했다는 의도가 분명하다.

지난해에도 IS는 남부 수루츠(7월20일)와 앙카라(10월10일)에서 잇따라 자폭테러를 감행해 각각 30여명과 100여명이 숨졌다.

IS의 지난해 테러는 시리아에서 적대 관계인 쿠르드족과 관련된 특정 단체로 한정됐지만, 올해 들어서는 관광지의 외국인과 불특정 다수를 겨냥했다.

◇ 쿠르드 테러조직, 수도 중심부 잇따라 공격

앙카라에선 PKK 출신들이 만든 것으로 알려진 TAK의 차량폭탄 자폭 공격이 잇따랐다.

지난 13일 수도 한복판인 크즐라이 광장의 버스 정류장에서 차량폭탄 테러로 37명이 사망했고, 지난달 19일에도 공군총사령부 앞에서 차량 자폭테러로 군인 등 28명이 숨졌다.

앙카라 테러 2건은 모두 TAK가 성명을 내고 배후를 자처했다. TAK는 터키 당국이 동남부에서 PKK 소탕작전을 벌이는 것에 보복하는 것이라며 추가 테러를 벌이겠다고 협박했다.

TAK는 지난해 12월23일 이스탄불 제2공항인 사비하교그첸 공항 주기장을 로켓포로 공격해 기내 청소원 1명이 사망한 사건도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TAK는 당시 성명에서 “이제부터 우리는 터키에 운항하는 국제 항공편의 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고 위협했다.

이처럼 최대도시와 수도에서 테러조직이 활개를 치자 각국 정부도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자국민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독일은 최근 앙카라에서 일어난 폭탄테러 이후 현지에 머무는 독일인들에게 테러 경보를 발표했다.

쿠르드족 봄 축제(21일)를 앞두고 터키에서 테러 위험이 커지자 독일은 지난 17일 터키 주재 독일 대사관(앙카라)과 총영사관(이스탄불)을 일시 폐쇄했다.

주이스탄불 한국총영사관도 앙카라 테러 이후 공지문을 통해 터키 내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지역에서의 무차별 테러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 17일 앙카라에 대한 여행경보를 기존 1단계인 ‘여행유의(남색)’에서 ‘여행자제(황색)’로 한 단계 올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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